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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생태·역사도시 순천의 재발견

생태·역사도시 순천의 재발견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시가 2023 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생태·역사도시로 이미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정원도시의 탄탄한 기반위에 역사콘텐츠를 접목함으로써 2023 국제정원박람회를 한 차원 높은 대회로 치러내겠다는 방침이다. 순천시는 지난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으며, 이를 기념해 10년 만에 다시 2023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해 8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2023 국제정원박람회는 2023년 4월22일부터 10월22일까지 6개월간 순천만국가정원 및 순천도심 일원에서 펼쳐진다. 또한 함께하는 정원, 회복하는 자연, 풍요로운 경제 등 3대 목표를 설정했다.

2023 국제정원박람회 준비 박차

2023 국제정원박람회의 특징은 도시전역이 박람회장이 되는 공간의 확대와 29만 순천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주도하는 박람회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역사유산을 주제화한다는 점이다. 먼저 죽도봉을 중심으로 역사문화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죽도봉은 순천시민들의 휴식공간일 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전망정원과 전망 데크길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전시관과 미술관, 도서관 등의 기능을 하게 될 숲속의 미술관 건립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순천시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연계사업으로 통일신라 시대에 축성된 해룡산성 복원에 나서기로 해 주목된다. 
관련 문헌에 따르면 해룡산성은 홍내동 해룡산 일대에 자리한 토성으로 통일신라 말기부터 고려초기까지 호족 박영규 장군이 웅거했던 장소이다. 박영규는 후백제 부활을 주창한 견훤의 사위이자 순천박씨 시조로서 그를 모신 사우 해룡산사가 이곳에 18세기 중엽까지 존재했었다는 기록이 있다.
실제로 순천시가 지난 2002년 순천대박물관에 의뢰해 해룡산 일부지역을 시굴조사한 결과 토성의 흔적이 확인됐고 통일신라 중기 이후 시기의 기와, 토기, 자기류 등이 다수 출토됐다. 기와에서 ‘좌관초’, ‘우관초’ 등 명문이 확인됐다.
전남지역에서 고대 토성이 확인된 것은 이 곳이 유일하다. 토성은 둘레 2천85m 대규모 성으로 세곡창이 있었고, 내부에서 고려청자 파편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까지 그 지역의 행정을 관할한 치소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승평지’, ‘강남악부’ 등 역사서에는 “박영규가 해룡산 아래 홍안(내)동에 웅거하였고 죽어서 해룡산신이 됐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지리적으로도 해룡산 전체 34만평 가운데 북쪽 10만 여평이 국가정원을 차지하고 있어 해룡산성을 복원해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경우, 국가정원-역사공원-순천만 갈대밭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관광벨트가 형성돼 관광객 유인에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순천시는 순천박씨 시조 박영규와 중흥조 박난봉, 왕실과 혼인한 세 왕비에 대한 설화와 러브스토리를 발굴해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다.

해상거점 해룡산성 복원 큰 기대

이에 따라 순천시는 2023 순천만정원박람회가 성공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해룡산성 복원이 선결과제라고 판단하고 종합적인 복원계획을 수립해 문화재청에 국비지원을 건의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순천은 ‘한반도의 타임캡슐’이라 할 정도로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다양한 역사문화 콘텐츠를 간직하고 있다.
선사시대 대표적인 유적이 순천시 황전면 죽내리 유적이다. 죽내리 유적은 순천-남원간 도로 확·포장 공사 구간에 포함되어 1993년 지표조사로 처음 발견되었으며, 그 후 1996년부터 1998년에 걸쳐 8개월 동안 조선대 조사단에 의해 발굴되었다. 조사 결과 네 개의 구석기문화층과 청동기 및 삼국시대 문화층이 약 5m에 이르는 지층 속에 차례로 층위를 이루며 놓여있는 것이 밝혀져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근세 유적으로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 바닷가 구릉지대에 자리한 순천왜성이 있다. 순천왜성은 임진왜란 7년 전쟁 중 가장 극적인 역사현장이다. 1598년 9월에서 노량해전이 있었던 11월 19일까지 2개 월 동안 순천만의 장도와 광양만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공방전이 펼쳐진 정유재란 최후의 전투현장이며, 이순신 장군이 왜장 고니시 유끼나가(小西行長)를 노량 앞바다로 유인하여 대승을 거둔 후 전사한 유서 깊은 곳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70-80년대 서울의 달동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순천드라마 세트장이 꼽힌다. 2006년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이 촬영된 이곳은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생태·역사도시로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가는 순천이 코로나 이후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