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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자 시인 첫 시집 ‘외로움을 만지다’ 출간

김문자 시인 첫 시집 ‘외로움을 만지다’ 출간
시편마다 그리움과 회한 절절하게 배어
외로움 속에서 견고한 삶의 의지 노래



시는 어디서 오는가? 시의 원천은 심상(心象)이다. 어느 순간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시인들이 시의 탄생을 설파해왔다. 그중 정일근시인이 쓴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이 압권이다. 그가 첫 대목으로 언급한 ‘슬픔이 시인을 만든다’는 구절이 정곡을 찌른다.
정 시인은 “아버지가 없는 빈 자리에 제일 먼저 슬픔이 찾아왔다. 아버지란 큰 슬픔이 나를 시인으로 만들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슬픔에 붙들려 절망의 나락에 떨어져 있는 외로운 영혼을 구원해주는 것이 시의 힘이다. 
이처럼 슬픔에 이끌려 시인이 된 이가 바로 김문자 시인이다. 그리고 그 첫 결실이 ‘외로움을 만지다’(도서출판 서석)라는 시집으로 세상에 나왔다.
김문자 시인의 작품 내면을 들여다보면 슬프고, 서럽고 애통해 가슴 터지는 울먹임이 구구절절 배어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목조선 뱃머리를 철썩철썩 때리는 파도소리/황포 돛대 흔들며 우는 바람 소리속에/ 엄마의 울음도 숨어 있었지// 푸른 달빛 운무처럼 깔리는/밤바다의 적막 속으로 소실점처럼 멀어져가는/목포항의 불빛을 바라보며/후회와 그리움이 밀려왔던가/아빠 온기에 목이 마른 어린 사슴/까닭 모를 서러움에 훌쩍이고 있었다”(‘어부바’ 일부).
어린 시절 이 세상에 부재한 아빠를 향한 한없는 그리움과 회한이 절절하게 와닿는다. 사무치는 심정이 얼마나 깊었으면 이렇게 애처로운 심정을 토로했을까.
시집 해설을 쓴 이길옥 시인은 “김문자 시인의 삶은 외로움의 삶이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힘들고 고통이 떠나지 않는 삶이었다.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싶은 것이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또한 김문자 시인은 외로움 속에서 견고한 삶의 의지를 만들어낸다. “오금이 저리도록 직립으로 서서/추 하나 믿고/ 무거운 짐 불끈 들어 올리는 사내가 있다/ 그러나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저 사내의 가려진 삶, 나는 모른다/다만 빌딩 정수리까지 그의 땀이/배어있다는 사실밖에”(‘외로운 타워크레인’ 일부).
이 시는 김문자 시인이 자기 한탄에 그치지 않고 외로움 너머에 기쁨과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건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김 시인은 서문에서 “한 행이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가닿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문자시인은 2016년 아시아서석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자서전 ‘꽃은 울지않았다’를 출간했다. 현재 광주시인협회, 광주문인협회, 광산용아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