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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의 풍경

초등학교시절 이야기(10)-나의 독서목록

나의 독서목록

 

6학년 때 교실에 학급문고가 마련되어 있어 동화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 학교 도서실도 있었지만 교실 뒤편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에 쉽게 눈길이 갔다.

학년초에는 서가가 빈약했으나 담임선생님이 임원 학부모들에게 부탁해 신간 동화책이 새로 들어와 학급문고가 풍성해졌다. 그때 들어온 책이 어문각 세계명작동화 시리즈였다.

책을 대출할 수도 있는데 그럴려면 독서부장에게 말하고 대장에 기록한 후 빌려서 집으로 가져가서 읽었다.

그 때 빌려본 책 가운데 기억나는 것은 돌아온 레시’, ‘메리 포핀스’,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그중 내 마음을 심쿵하게 만든 책은 돌아온 레시였다. 주인공 소녀와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살고있는 레시라는 개가 어느 날 멀리 떨어지게 되는데, 온갖 고비를 넘어 수만리 길을 찾아 다시 집으로 돌아와 재회한다는 내용으로 기억된다. 이 동화는 만화영화로도 방영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자연현상을 신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비유가 그럴 듯 해서 인상적이었다. 가령 겨울이 오는 것은 명부의 왕 하데스가 대지의 여신의 딸을 납치해가자 대지의 여신이 화가 나서 땅을 얼려버려 겨울이 오는 것으로 설명한다. 또한 메아리(에코)는 미소년이 냇가에서 세수를 하려다 자기 얼굴에 반해 시름시름 앓다가 야위어 육체는 사라지고 목소리만 남아서 누군가의 부름에 대답한다는 것으로 묘사하는 식이다.

한편, 6학년때 클럽활동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문예반에서 활동하였다. 일정한 시간을 주고 수필이나 시를 써서 각자 발표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남의 작품을 경청하며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