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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의 풍경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11)-추억의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

추억의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

 

6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이 되자 교실은 점차 졸업 분위기로 바뀌었다.

수업시간이 대폭 줄어들고 아이들은 곧 학교를 떠나게 된다는 사실에 들뜬 분위기로 변했다.

그래서 공부보다는 뭔가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이 많았다.

몇몇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후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로 몰려가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갔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학교에서 이곳까지는 상당한 거리였다.

그럼에도 누가 먼저 광주공원에서 놀자고 제안했는지 모르겠는데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대여섯명이 그곳에서 놀곤 하였다. 일종의 아지트인 셈이었다.

어린이놀이터에는 철봉과 미끄럼틀, 그네, 회전그네, 널그네 등 학교에 설치돼 있는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모두 있었다. 특별히 다른 점은 어린이헌장비가 청동으로 만든 어린이 조각상과 함께 세워져 있다는 점이다.

우리들은 그곳에서 그네도 타고 이야기도 하면서 한 두 시간을 보내다 헤어졌다.

그런 방과후 생활은 2주 정도 하다가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는 최근까지 그 당시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얼마전 지나가면서 보니까 많이 달라진 모습을 확인했다. 나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6학년 때의 추억이 떠오르곤 했다. 그리고 이곳은 어린이들이 모이는 곳이 아닌데 왜 여기에 어린이놀이터가 조성되었는지 궁금하게 생각됐다.

여기에는 조만간 희경루라는 조선시대 누각이 복원건축될 예정이다. 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조선시대 이곳은 사마재라는 유생들의 기숙사가 자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중에 희경루가 완공되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이곳에서 동창모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