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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프라이부르크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4)

프라이부르크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4)

다시 프라이부르크로 돌아온 우리는 시내로 잠입해 적진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 대상지역은 보봉(Vauban)지구로 독일 제3제국 당시 독일군 병영(1932~1934)이 있었던 곳이다
그리고 2차대전 이후 1992년 독일통일 때까지 연합군 소속 프랑스군 5천 명이 주둔한 곳이다
그녀는 미리 가져온 지도를 바탕으로 지형과 시설물들을 하나씩 파악해나갔다
그런데 보봉지구는 독일통일과 함께 프랑스군이 철수함으로써 병영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대신 신도시로 탈바꿈해 있었다
보봉신도시는 거주인구 5천명을 목표로 1998년 착공해 2007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건설되었다
사전에 계획된 신도시답게 녹지가 충분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에너지사용과 편리한 교통망, 공원 등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제3제국 당시 심어진 보리수 나무가 70여년 세월이 흘러 거목으로 자라나 색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우리는 더 이상 적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경계심을 풀기로 했다
미션 수행을 마친 우리는 시내 중심가로 나가서 자축파티를 벌이기로 했다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풍경이 마치 잘 만들어진 한편의 멋진 뮤직비디오처럼 감미롭게 흘러갔다
낮은 건물들과 더불어 단풍이 물든 플라타너스 가로수, 그리고 노을 지는 하늘이 한데 어우러져 이방인의 마음을 향수로 물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