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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프라이부르크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6)

프라이부르크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6)

 

밤늦게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각자의 방에서 짧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이른 새벽 파리행 열차를 타야 하므로.

프라이부르크에서 파리까지는 꽤 먼 거리이다.

정확히 몇 킬로미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말을 빌리면 3번씩이나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고 했다.

한 번만 갈아타는 코스도 있으나 그럴려면 대기 시간이 길어서 차라리 여러 번 갈아타는게 낫다고 했다.

나는 그동안 강행군으로 인해 몸이 지쳐있었으나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서 뒤척거리며 새벽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며칠간 머물렀던 이 도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처음 기차역에서 내려서 호텔로 가는 길을 묻기 위해 지나가는 역무원에게 말을 걸었을 때 그는 본채만채하며 휙 사라져버린 게 마음에 걸렸다. 나중에 그에 관해 그녀에게 말했더니 원래 독일사람들은 무뚝뚝하지요고 알려주었다.

그러나 도시의 느낌은 나뭇잎에 맺힌 아침 이슬처럼 상큼하게 내 마음에 맺혔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건물들과 거리, 가로수가 잘 어우러져 예쁜 도시라는 인상을 주었다. 또한 시내 곳곳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트램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리고 계곡에서 내려온 물을 베히레(작은수로)에 흐르게 해 메마른 도시를 촉촉하게 적셔주고 있다. 연인들이 길을 걷다가 베히레에 발이 빠지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낭만적인 스토리가 만들어져 관광객들이 찾아오게 하는 매력있는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