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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리랑

(6) ‘사천왕사 왔소’ 마츠리

[新아리랑] 한일 우호관계 유구한 역사성 재현
['경술국치 100주년'기획] 新아리랑
<제3부> 일본 현지에서 본 한일관계
(6) ‘사천왕사 왔소’ 마츠리


입력날짜 : 2010. 08.26. 00:00

오사카 대표축제로 정착
매년 11월 첫째 일요일(올해는 11월7일)에 열리는 ‘사천왕사 왔소’ 축제는 고대 궁중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고대 의상을 입은 여러 나라 사절단이 배모양의 수레나 가마를 타고 나니와궁을 중심으로 순행을 펼친다.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나니와 광장에는 1천500석의 좌석이 마련되고 4-5만명이 참관하는 오사카 대표 축제이다. 사진은 2008년 행사장면./사진=김애리기자 kki@kjdaily.com
90년 재일교포 설립 ‘관서흥은’ 후원 창설
한국인 뿌리 일깨우고 공생의 장 자리매김

취재팀은 사가현 일정을 마치고 신간센을 타고 오사카로 이동했다. 오사카는 재일교포가 가장 많은 20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이면서 동시에 고대부터 한반도와 교류가 활발한 지역이다. 왕인박사묘와 백제사지 등 오사카일대에는 아직도 곳곳에 흔적이 남아 있어 한일관계의 유구한 역사성을 엿볼 수 있다.
오사카에서 이러한 한일교류를 가장 집약적이고 극적으로 보여주는 축제가 ‘사천왕사 왔소’ 마츠리이다.
민단건물에 입주해 있는 ‘오사카왔소문화교류협회’를 방문했다. 기요히코 우타가와 사무국장과 히사미 히로베 사무국장보좌로부터 ‘사천왕사 왔소’ 마츠리에 대한 유래와 행사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고대부터 오사카는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의 많은 인사들이 건너와 다양한 문물과 문화를 전해주었다. 백제에서는 왕인박사가 천자문과 논어를 전해주었고, 신라에서는 천일창이 철기를 전해주는 등 일본문화의 형성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그 교류의 창구가 된 곳이 오사카·나니와이며 특히 사천왕사(四天王寺)는 당시의 영빈관으로서 고대 국제교류의 중심무대가 되었다.
사천왕사(四天王寺)는 1천500여년 전 성덕태자가 금강조를 창설해 지은 절로서 한일교류의 상징성을 담고 있다. 그리고 ‘왔소’는 성덕태자가 말한 ‘以和爲貴’ (여러사람이 합쳐 교류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사천왕사 왔소’ 축제가 1990년 재일교포가 설립한 ‘관서흥은’의 후원으로 창설되었다.
매년 11월 첫째 일요일(올해는 11월7일)에 열리는 사천왕사 왔소 축제는 고대 궁중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고대 의상을 입은 여러 나라 사절단이 배모양의 수레나 가마를 타고 나니와궁을 중심으로 순행을 펼친다. 그리고 특설무대에서는 그 시대의 일본의 고관대작이 외국 사절단을 맞이하는 교류의식이 거행된다.
이 축제는 1990년 창설 이후 10여년동안 오사카의 가장 번화가인 오사카역앞 대로에서 교통을 통제하고 진행돼 수많은 시민들의 참여속에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후원사인 관서흥은이 IMF의 여파로 폐업해 재정지원이 끊기면서 2001-2002년 중단된데 이어 2003년 우천으로 열리지 못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4년 다시 재개되면서 장소가 나니와 노미아 사적지로 변경되는 바람에 예전의 열기가 살아나지는 못하고 있다. 오사카성 인근에 위치한 나니와 노미아 사적지는 7-8세기 야마토왕국의 발상지로 현재는 시민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나니와 노미아 사적지
‘사천왕사 왔소’ 축제가 열리는 나니와 노미아 사적지. 오사카성 인근에 위치한 나니아 노미아 사적지는 7-8세기 야마토왕국의 발상지로 현재는 시민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사진=김애리기자 kki@kjdaily.com
그러나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이곳 광장에 1천500석의 좌석이 마련되고 4-5만명이 참관하는 오사카 대표 축제로 자림매김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는 11월7일에 열릴 ‘사천왕사 왔소’ 행사개최를 위해 9월에 실행위원회가 꾸려져 준비에 착수한다.
올해 행사는 식전행사로 ‘drum cat’공연, 한국 고전 및 현대 음악, 일본 아악이 연주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화상 메시지와 권철현 주일대사의 인사말이 이어진다. 순행이 시작되는 본행사에서는 일본, 탐라·가야, 고구려, 백제, 신라, 조선왕조 행렬이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부여 백제문화제를 복원해 개막식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민족학교 학생들의 공연이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기요히코 우타가와 사무국장은 “현재 20만여명의 재일교포가 살고 있는 오사카는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젊은이들은 자신의 선조나 스스로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인식이 희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사천왕사 왔소’ 축제는 차세대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생각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형성하는 마당이 되는 동시에, 재일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 협력하고 공생하는 공동체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03년부터 ‘왔소’ 재현을 통해 우호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이우에 사토시 三洋電氣(株) 전 회장이 지난 7월20일 한국정부로부터 수교훈장 숭례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 통해 양국 이해폭 확대”
기요히코 우타가와 교류협 사무국장

“사천왕사 왔소는 고대의 국제교류를 현재에 재현해보이는 축제로, 역사 그림을 두루마기로 펼쳐보이는 한편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오사카왔소문화교류협회’ 사무국장 기요히코 우타가와씨는 “과거 전쟁경험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국가가 이러한 축제를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고 이해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차원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일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 협력하면서 공생하고 있는 모습을 축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난 20년간 한국과 일본의 우호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류붐의 도래와 2005년 한일우정의 해를 계기로 문화분야를 중심으로 한일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융합·공생’을 컨셉으로 오사카 모든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 축제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래지향적 교류 활동 필요”
김종호 오사카 한국문화원장

“국력신장에 걸맞게 자신감을 갖고 한일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김종호 오사카 한국문화원장은 과거 역사적 아픔을 극복하고 배척할 것은 배척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정부 시절 일본문화 개방을 언급할 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으나 결과적으로 부질없는 기우에 불과했다”면서 “일본과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 한류붐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의 경제수준 향상에 따른 당연한 현상이라며 드라마 등 국제경쟁력을 갖춘 좋은 소프트웨어 개발이 그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마찬가지로 일본 만화가 세계를 석권하는 것도 치열한 경쟁구도와 축적된 노하우, 풍부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일본방송의 경우 아이들 대상부터 어른까지 8개 채널에서 매일 2시간 이상씩 에니메이션이 방영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21세기 문화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한국이 G7진입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교류활동을 통한 활발한 문화진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경과 오사카에 개설돼 있는 한국문화원은 일본 초중고 교사 대상 한국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국문화 이해증진에 힘쓰고 있다.


오사카/글=박준수기자 jspark@kjdaily.com
/사진=김애리기자 kki@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