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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시절 이야기(6) -언덕위 천막교회 언덕위 천막교회 이야기 6학년 여름방학 때 동네에 천막교회가 들어왔다. 언덕 위에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거기에 개척교회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여름방학 기간이라 천막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를 열자 동네 아이들이 너나할 것 없이 몰려갔다. 나도 아이들의 뒤를 따라 성경학교에 참여했다. 천막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앉아 아이들이 조별로 선생님의 지도 아래 찬송과 성경공부를 하였다. 나는 그 때 처음 교회의 존재를 알았는데 거기에서 배운 찬송가와 율동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속에 남아 있다. ‘나는 주의 군병’, ‘내게 강같은 평화’ 등등. 또한 주기도문과 사도행전을 외우면 학용품을 선물로 주었다. 성경학교는 하루에 오전, 오후 두차례 예배를 보았는데 10여일 정도 했던 것 같다. 동네 아이들뿐 아니라 중고학생들과 성인..
초등학교시절 이야기(5) -광주비행장에 갔던 일 (5) 광주비행장에 갔던 일 6학년 2학기 겨울방학 때였다. 동네 아이들이 모여 놀던 중 누군가 비행기를 보러 송정리 비행장에 가자고 제안했다. 함께 있던 아이들은 일제히 “좋아, 비행기 보러 가자”며 하나같이 들뜬 마음이 되었다. 그렇게 대여섯명이 뭉쳐 무작정 송정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동네를 출발해 양동초등학교 앞을 지나 돌고개를 넘어 머나먼 행군을 시작했다. 당시는 시내에만 차들이 붐볐고 시내를 벗어나면 시골길처럼 차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 한산했다. 또한 시내를 벗어나면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고 도로 역시 아스팔트 포장길이 아닌 자갈길이어서 우리는 도로 위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걸었다. 간간히 차들이 오갔지만 도로를 걷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수다를 떨면서 가니까 그렇게 지..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4) 양동복개상가의 추억 (4) 양동복개상가의 추억 양동시장 주변 광주천에는 불법으로 들어선 목조상가들이 난립해 있었다. 하천부지에 기둥을 세우고 도로와 맞닿게 일렬로 세워진 상가건물들은 광주일고 방향에서 건물의 뒤편을 바라보면 2층 구조로 돼 있어 외관상 독특한 풍경을 이루었다. 하천과 인접한 1층 공간은 살림집으로 사용하고 도로와 접한 2층은 상가로 사용되었다. 이들 상가는 옷가게와 가구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구점인 경우 가게 한켠에서 직접 가구를 제작하는 집도 있는데 두레박으로 광주천 물을 길어서 사포질에 사용하였다. 이들 목조상가는 일종의 무허가 판자집이지만 권리금이 꽤 비싸게 거래되었다. 나중에 막차로 상가를 매입한 사람들은 큰 낭패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광주시는 광주천에 무질서하게 들어선 목조상가를 정..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3)- 여름 방학때 극락강에서 아찔한 순간 (3) 여름 방학때 극락강에서 아찔한 순간 신나는 방학이 시작되면 우리는 공부는 뒤로 한 채 일탈을 시도했다. 구슬치기나 딱지 따먹기와 같은 게임에 물릴 때 쯤 누군가가 불쑥 기발한 제안을 내놓는다. 6학년 여름방학이었다. 함께 놀던 동네 한두살 위 형이 갑자기 “극락강에 수영하러 가자”고 충동질을 했다. 그말이 나오자마자 아이들은 그 형을 따라서 극락강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도 그 대열에 함께 동참했다. 한참을 걸어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극락강 강가에 도착했다. 정확한 지리적 위치는 잘 모르겠고 가까이에 산이 있었다. 아마도 산동교 부근이 아니었나 싶다. 형과 아이들과 나는 강가 자갈밭을 지나서 강물이 흐르는 곳으로 다가갔다. 거기서 아이들은 물속으로 들어가 수영을 하기 시작하였다. 나도 ..
초등학교 시절(2)-공설운동장에서의 학교대항전 공설운동장에서의 학교대항전 이번에는 공설운동장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고자 한다. 가을이 되면 광주시내 초등학교들이 공설운동장에 모여서 학교대항 단체전 경기를 벌였다. 경기종목은 축구 등 구기종목과 달리기와 계주 등 육상경기를 망라했다. 각 학교는 스텐드에 자리를 잡고앉아 ‘필승’이란 커다란 글씨가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응원을 벌였다. 특히 학교들은 카드섹션을 하면서 응원전을 펼쳤는데, 우리는 카드섹션을 하기 위해 거의 한달 동안 학교에서 맹연습을 했다. 카드섹션은 일종의 모자이크로 여러 장의 카드를 조합해서 글자나 그림을 만들어서 표현하는 응원방식인데 멀리서 보면 전광판처럼 역동적인 시각적 효과를 준다. 우리는 10여장의 카드를 지니고 있다가 선생님의 신호에 따라 번호에 맞춰 해당되는 색깔의 카드를 얼굴..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1)옛 집의 기억 (1)옛 집의 기억 나는 1970년 4학년초에 광산군 B 국민학교에서 광주 Y국민학교로 전학을 왔다. 우리 부모님은 과수원을 경작하셨는데 임대로 살던 곳이라 계약기간이 끝나 어쩔 수 없이 광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 과수원은 모 중학교 소유로 원래는 일본인 소유였는데 해방과 더불어 적산이 된 과수원을 주민들이 여론을 형성해 교육용 재산으로 귀속시켰다. 우리 가족이 광주로 이사올 때 가진 돈은 전년도 가을에 감을 수확해 판돈이 전부였다. 그 돈은 상하방 전세를 얻고 나머지는 고작 한 두달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정도였다. 우리 가족은 부모님에다 형제가 4남1녀로 대가족이었는데, 방을 구할 때 식구가 많다는 이유로 집주인들이 꺼려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겨우 방을 얻을 수 있었다. 다행히도 그 집 주인의 ..
밀러, 샤프, 마르코위츠 세계 금융 3명의 석학 밀러, 샤프, 마르코위츠 만일 당신이 지수펀드상품(an index mutual fund)에 투자한 적이 있다면, 당신은 해리 마르코위츠, 윌리엄 샤프, 고(故) 머튼 밀러 3명의 경제학자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러한 펀드들은 1950~60년대에 3명의 경제학자들이 발표한 연구를 응용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그들의 연구는 1990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투자자와 매니저들이 금융시장, 자금관리, 금융상품설계에 관한 방법을 바꿔놓았다. 오늘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투자와 기업금융에서의 핵심개념-‘위험과 수익 사이 체계적인 상관관계의 존재’로부터 ‘시장은 효율적이다’는 개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학술지에 게재된 그들의 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르코위츠, 자기 스스로 얼간이..
무등스님 첫 시집 ‘능소화가 피는 날’ 출간 무등스님 첫 시집 ‘능소화가 피는 날’ 출간 산중생활·부처님의 깨달음 소재 80여편 묶어 10월30일 광주남구문예회관서 출판기념회 가져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천룡사 주지 무등스님이 등단 12년 만에 첫 시집 ‘능소화가 피는 날’(도서출판 수미등)을 출간하고 10월30일 광주남구문예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주최로 열린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광주불교연합회 회장 도성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지도자와 류한호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 이경수 광주매일신문 대표이사, 김병내 광주남구청장, 김홍식 전 광주서부교육장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무등스님은 2009년 「한국시」에 현대시, 2014년 「열린 시조시학」에 시조가 각각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이번 첫 시집에는 그동안 수행 중 틈틈이 써 모은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