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657)
버밍엄(Birmingham) 갈매기 버밍엄(Birmingham) 갈매기 너의 고향은 Birmingham이 아니야 수평선 저편 파도가 밀려오는 어디메쯤 도버해협 무인도 작은 바위섬 어디메쯤 빌딩 하나 없고 인적도 없는 그래서, 억겁의 시간이 흘러도 찾아오는 이 없는 물보라 이는 곳 너의 고향은 Birmingham이 아니야 끼룩끼룩 모국어로 그리운 이 불러보지..
버밍엄 운하에서 버밍엄운하 누군가 살았던 흔적위에 나의 추억을 물들이는 풍경 하나 그대에게 띄우고 싶다 아니, 이곳에서 그대와 함께 풍경이 되고싶다 석탄배가 지나는 물길을 따라 밤이면 뿌연 입김을 내뿜던 가스등 불빛 어느 작은 카페에 앉아 창밖 멈춘 시간들 사랑이 목마른 사람들의 빈 가슴을 적시는 편지..
터미널에서 시-터미널에서 박준수 떠남은 만남보다 진한 여운을 남긴다 터미널에서 너는 떠남을 기약했고 만남의 탯줄을 끊고자 내게 차표 한 장 끊어줬다 멈춤이 있던 자리에서 너를 대신해 손을 흔들어 주던 저녁 노을 유리벽 너머 세상이 덜컹거린다 어둑한 세상은 이제 길을 고요히 덮고 불빛이 어른대는 텅..
오월의 함성은 저물지 않는다 오월의 함성은 저물지 않는다 박준수 논설위원 입력날짜 : 2011. 05.20. 00:00 봄과 여름의 점이지대를 완행열차처럼 흘러가는 5월은 그윽하면서도 깊은 생명의 숨결이 느껴진다. 들판에는 나무와 풀들이 신록의 푸르름을 더해가고 논밭의 청보리가 익어가는 축복의 시간이 간이역처럼 정겹다. 그 싱그러..
태조로에서 *태조로에서 늦봄 梧木臺 오래된 碑文처럼 마음 한구석에 맴도는 아련한 돌 하나 잡초에 가려 묵혀지고 모서리가 깨진 채로 아무 말 없이 견뎌온 오백년 세월 향교 뜰앞 은행나무 그늘 아래 서있던 청초한 그 모습, 목숨보다 질긴 그리움이어서 대성전 기둥에 검은 먹물로 스며 말못하고 박혀 있는 ..
4월 봄길 위에서 4월 봄길 위에서 박 준 수 논설위원 입력날짜 : 2011. 04.19. 00:00 봄이 절정이다. 전국 방방곡곡 꽃이 사람을 부르고, 사람이 꽃을 부르느라 야단법석이다. 겨우내 인적이 뜸했던 산길, 들길마다 상춘인파가 줄을 잇는다. 지난 주말 아파트 뒤편 금당산에 올라보니 산등성이에 만개한 개나리와 벚꽃을 보기..
동백꽃 동백꽃 어머니 누워계신 동산에 동백 한그루 십여년을 시묘하듯 화사한 꽃그늘 드리웠는데 지난 겨울 동해를 입어 끙끙 앓더니 결국, 꽃망울 머금은 채 운명했네 봄 햇살 가지마다 훈김을 불어도 바람이 부드러운 손길로 어루만져도 안으로 닫힌 꽃문 열리지 않고 환하게 웃으며 봄마중 나오시던 어..
산은 내면의 풍경도 아름답다 지난 토요일(3월25일)에 아내, 아들과 함께 집근처 금당산에 올랐다. 지난 겨울에는 눈 때문에 계곡 대신 비스듬한 경사로를 따라 올랐으나 이번에는 직선코스를 택했다. 이 코스는 거리가 짧기 때문에 정상에 빨리 도달할 수 있으나 그만큼 경사가 심해 숨이 차오른다. 그래도 계곡을 따라 오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