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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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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비아 옛 사진 추억의 비아 옛 사진 나이가 들수록 그리워지는 곳이 고향이다. 고향은 부모님의 체취와 유년의 꿈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내 고향, 광산구 비아면 쌍암리. 응암마을 과수원, 저수지, 비아초등학교, 무양중학교, 비아장...... 멀리는 극락강과 병풍산, 불태산.... 지금은 첨단단지가 들어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빛바랜 사진들은 흘러간 시간을 생생하게 붙들고 있다. 비아동주민자치위원회가 비아 옛사진 공모전을 열어 주민들이 소장하고 있던 보물같은 사진을 한데 모았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비아의 생활상이 아련히 추억을 떠올린다. 1)쟁기질 모습 1960년대 수완리에서 한 농부가 모내기를 위해 쟁기질을 하고 있다. 2)비아성당 1958년 5월 비아성당에서 운영하는 양재학원 수강생들이 단체로 찍은..
비아역사산책(2)잠사에서 시작한 무양중학교 잠사에서 시작한 무양중학교 비아에 6·25 동란 중인 1951년 6월 12일 탐진 최씨 문중이 설립한 무양중학교가 개교했다. 무양중학교는 오늘날 비아중학교의 전신이다. 무양중학교는 첨단단지 조성을 계기로 1992년 11월 28일 교명을 비아중학교로 변경했다. 무양중학교는 1950년 4월 28일 재단법인 무양서원 설립인가를 받아 한국전쟁 중인 1951년 6월 12일 개교했다. 무양중학교가 위치한 땅은 원래 누에를 키우는 잠사(蠶舍)가 있었던 곳으로 알려졌다. 황토 토질이 좋아 뽕나무 재배에 적합했다. 광산구청 토지대장 확인 결과 비아동 724번지는 1938년 1월 12일에 조선생사주식회사 소유로 되어 있다. 조선생사주식회사는 대구에 본사를 둔 일제강점기 때의 기업으로 견직물의 원료인 생사(生絲)를 생산하는..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11)-추억의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 추억의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 6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이 되자 교실은 점차 졸업 분위기로 바뀌었다. 수업시간이 대폭 줄어들고 아이들은 곧 학교를 떠나게 된다는 사실에 들뜬 분위기로 변했다. 그래서 공부보다는 뭔가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이 많았다. 몇몇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후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로 몰려가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갔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학교에서 이곳까지는 상당한 거리였다. 그럼에도 누가 먼저 광주공원에서 놀자고 제안했는지 모르겠는데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대여섯명이 그곳에서 놀곤 하였다. 일종의 아지트인 셈이었다. 어린이놀이터에는 철봉과 미끄럼틀, 그네, 회전그네, 널그네 등 학교에 설치돼 있는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모두 있었다. 특별히 다른 점은 어린이헌장비가 청동으로 만든 어린이 조..
초등학교시절 이야기(10)-나의 독서목록 나의 독서목록 6학년 때 교실에 학급문고가 마련되어 있어 동화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 학교 도서실도 있었지만 교실 뒤편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에 쉽게 눈길이 갔다. 학년초에는 서가가 빈약했으나 담임선생님이 임원 학부모들에게 부탁해 신간 동화책이 새로 들어와 학급문고가 풍성해졌다. 그때 들어온 책이 어문각 세계명작동화 시리즈였다. 책을 대출할 수도 있는데 그럴려면 독서부장에게 말하고 대장에 기록한 후 빌려서 집으로 가져가서 읽었다. 그 때 빌려본 책 가운데 기억나는 것은 ‘돌아온 레시’, ‘메리 포핀스’,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그중 내 마음을 심쿵하게 만든 책은 ‘돌아온 레시’였다. 주인공 소녀와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살고있는 레시라는 개가 어느 날 멀리 떨어지게 되는데, 온갖 고비를 넘어 ..
초등학교시절 이야기(9)-뽀빠이 과자봉지 이야기 (9)뽀빠이 과자봉지 이야기 초등학교 5학년 무렵에 ‘뽀빠이 과자’가 새로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과자는 S라면 회사가 출시한 제품으로, 라면 부산물을 기름에 튀겨서 만든 것으로 꽈배기와 비슷하다. 고소한 맛에다 가격도 저렴해서 아이들에게 최고의 군것질 품목이었다. 나도 돈이 생기면 구멍가게로 달려가 이 과자를 자주 사먹었다. 요즘에도 상표명은 다르지만 마트에 가면 유사한 제품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과자봉지 그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봉지의 디자인을 보면 뽀빠이가 해군 제복을 입고 오른쪽 팔의 근육을 자랑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배경 색상은 위쪽은 빨갛고 아래쪽은 파랗게 배치되었다. 당시 뽀빠이는 TV만화 영화 주인공으로 여자친구를 괴롭히는 악당들을 혼내주는 캐릭터로 인기가 높았다. 어..
초등학교시절 이야기(8)-새마을운동 아침 청소하기 (8)새마을운동 아침 청소하기 5~6학년 때 새마을운동 바람이 학교에도 예외없이 불어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새마을운동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중 생각나는 것은 여름방학 때 단체로 동네 골목길을 청소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방학중인 어느 일요일 아침. 우리는 푸른 깃발 아래 신광이발관 앞에 모였다. 손에는 저마다 가져온 빗자루가 들려 있었다. 우리는 빗자루로 골목길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많은 수가 모여서 빗자루질을 하니 금세 동네는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우리의 빗자루 행진은 동네를 벗어나 학교 담벼락 뒤편 통샘이 있는 공터까지 이어졌다. 우리는 공터를 말끔히 쓸고나서야 아침 청소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런 아침 새마을운동은 방학동안 몇차례 더 실시되었다. 지금은 우리가 했던 일을 나이 많은 어..
초등학교시절 이야기(7)-언덕위 놀이터 (7)언덕위 놀이터 천막교회가 있었던 언덕은 그 다음해에 여러채의 슬라브집들이 들어서면서 옛 모습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 언덕은 원래 일부는 공터로 일부는 호박구덩이로, 우리들의 아지트이자 놀이터였다. 학교가 파하면 그곳에서 모여 축구도 하고 구슬치기, 다방구, 술래잡기, 오징어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 우리시대의 놀이문화를 마음껏 즐기며 놀았다. 또한 정월 대보름에는 그곳에 올라가 깡통을 돌리고 불놀이를 하며 신나게 한때를 보냈다. 그런데 한번은 축구를 하다가 공이 굴러서 호박구덩이로 들어가는 바람에 누군가 그공을 주우러 갔다가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 분뇨를 수거하는 아저씨가 호박구덩이에 몰래 분뇨를 갖다버린 바람에 그곳에 빠져서 온통 똥범벅이 된 것이다. 그런 추억의 놀이터가 사라지게 되어 몹..
초등학교시절 이야기(6) -언덕위 천막교회 언덕위 천막교회 이야기 6학년 여름방학 때 동네에 천막교회가 들어왔다. 언덕 위에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거기에 개척교회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여름방학 기간이라 천막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를 열자 동네 아이들이 너나할 것 없이 몰려갔다. 나도 아이들의 뒤를 따라 성경학교에 참여했다. 천막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앉아 아이들이 조별로 선생님의 지도 아래 찬송과 성경공부를 하였다. 나는 그 때 처음 교회의 존재를 알았는데 거기에서 배운 찬송가와 율동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속에 남아 있다. ‘나는 주의 군병’, ‘내게 강같은 평화’ 등등. 또한 주기도문과 사도행전을 외우면 학용품을 선물로 주었다. 성경학교는 하루에 오전, 오후 두차례 예배를 보았는데 10여일 정도 했던 것 같다. 동네 아이들뿐 아니라 중고학생들과 성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