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장미꽃이 핀 추억 너머

남도기록문화연구원 2020. 6. 2. 17:50

장미꽃이 핀 추억 너머


빈민촌 주택가 철길을 따라 걸으며
마음의 지축을 흔드는 장미꽃을 보았다
반짝이는 레일위로 부드러운 바람이
덜컹덜컹 불어올 때
마치 기적소리가 울릴 것만 같은
헝클어진 노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웃음 띤 액자 속 풍경이
오랜 사진첩에서 꺼내어져
제자리로 회귀되고 있었다
나는 차마 그 수려한 오후의 시간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내게 쓴 편지는 아직 당도하지 않았고
기적소리가 아득히 밑줄을 긋고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