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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강
남도기록문화연구원
2022. 12. 5. 15:45
겨울강
박준수
세상사 외로울 때면 겨울강에 가는 사람이 있다
눈도 내리지 않는 민낯 하늘 아래
철새마저 떠나버린
메마른 모래톱에 뿌리채 발목을 적시고 있는
억새 무리,
시린 것들이 다 떠밀려와
유랑하는 번지 없는 강언덕에
제 상처를 보듬고 홀로이 허물을 벗는
양버즘나무처럼
아무리 칼바람이 강을 반으로 가르더라도
겨울강에서 옛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