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5번 출구에서
박준수
벚꽃 만개한 봄날이거나
혹은 언젠가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오면
합정역 5번 출구에서
그리운 사람을 기다릴 것이다
첫 눈이 내리는 날이거나
혹은 언젠가 로또에 당첨되는 날이 오면
합정역 5번 출구에서
옛 사랑을 기다릴 것이다
소나기 그치고 무지개가 뜨거나
혹은 언젠가 하늘에서 솜사탕이 함박눈처럼 내리면
합정역 5번 출구에서
그 님을 기다릴 것이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서 눈먼 새가 되어
아무도 알아볼 수 없다 해도
합정역 5번 출구에서
하얀 별이 스러질 때까지 긴 휘파람을 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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