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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가을비

편지가 녹슨 대문 사이에 끼워 있었다
좀처럼 연락이 닿지 않은  그녀로부터 오랜만에 부쳐온
안부가
접힌 채
가을비를 맞고 있었다
오래 전이라 기억도 나지 않는 얼굴도,
때로는 가슴속에 차오른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는 그녀를 꿈속에서 만난다
가을비는 그렇게 소식을 안고
내 기억의 틈새에 안부를 전한다
계절은 우리를 어느  희미한  추억의 숲으로 데려간다
가을비가 낙엽 위에 그녀의 발자국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혹시, 억새꽃 피는 남도에 가면 가을비에 젖은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요.
#가을비 #편지 #안부 #추억 #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