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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空腹)

공복(空腹)


사락사락 어둠이 사위듯
침전된 허기 위로 맑게 갠 영혼
지평선에서 푸른 기운이 초원을 펼치고
뭉개구름 아득히 흘러 흘러
새떼들이 떠다녔던
창공의 마루 끝에서
깃털 하나 떨어져
은빛 시어(詩語)의 탄생
아, 찬란한 적막감
여태껏 맛보지 못한 감미로운 고독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