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후쿠오카성에서

후쿠오카성에서

 

칼도 사무라이도
모두가 떠나고
세월의 높이만큼 아득한 성벽만 남았네

 

병사의 함성이 몰려오고
포성이 귓청을 찢을 듯 섬광을 내뿜었던
풍진세상에
온몸이 상흔으로 얼룩진 바윗돌이여

 

성안에서 난무했던 무사들의 피바람도
한 시대의 한갓 꿈이었거늘
봄이면 벚꽃 나무마다 붉게 피어
분분히 흩날리는가

 

폐허가 된 망루위에 올라보니
천수각도 다이묘도 보이지 않고
초승달 애처롭게 내 마음을 가르니
한 조각 설움이 아스라이 번져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