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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막판 무더기 외유 떠난 전남도의회

임기 막판 무더기 외유 떠난 전남도의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남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월 동시지방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두고 전남도의원들이 무더기 외유를 떠나 원성을 사고 있다.
전남도의회 운영위원회 소속 13명의 의원은 지난 6일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가고시마현으로 연수를 떠났다. 이 연수팀은 1천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고향세 도입에 따른 현장견학 등의 명분을 내세웠다. 또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 10명 역시 10일부터 13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동경으로 연수를 떠난다.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정책개발을 위한 벤치마킹이라는 명분으로, 1천600만원의 혈세가 쓰일 예정이다. 주민참여형 만들기 우수사례로 꼽히는 네리마 마찌즈쿠리센터와 에도시대 옛거리 보존현장인 신주쿠부를 방문해 전남에 적합한 정책 개발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한다.
선진지 견학을 통한 정책개발 명분도 좋지만 도내 곳곳이 AI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데다 임기가 불과 5개월밖에 남지 않는 상황에서 연수 목적대로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지 있는지 의문이다. 올 겨울 전국 AI 발생건수는 11건으로 이 가운데 전남도내에서 8건이 발생, 가금류 농가들이 큰 시름에 잠겨있는 상황이다. 나주시 산포면 한 육용 오리농장의 경우 오리 10만 마리가 폐사됐으며, 방역당국은 나머지 오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특히 전남도의원 58명 중 24명(41%)이 자천타천으로 올 6월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할 예정인 가운데 대폭적인 물갈이가 될 상황에서 정책개발을 위한다는 연수는 시기적으로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6월 지방선거 이후 입성할 의원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연수를 가로챘다는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 논란이 됐던 대부분 해외연수 역시 외유성으로 부실했다는 평가를 받아 더 그렇다. 도의원들이 AI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짱 연수를 떠난 것은 일단 자신들이 책정한 예산인 만큼 쓰고 보자는 심리가 역력해 보인다. 도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도의원이라면 외유보다는 AI현장으로 달려가 피해농가 대책마련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