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책사업 예타 ‘지역균형’ 비율 높여야
정부가 500억원 이상 대형국책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지역균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장병완 의원(민주평화당, 광주 동남갑)은 최근 2001-2018년까지 189건의 한국개발원의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업 시행 결정시 지역균형이 제대로 고려되지 못하고 대부분 경제성만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시행한 예타 조사 189건 가운데 경제성이 사업시행에 일관되게 영향을 미친 사업은 181건으로 이를 벗어난 것은 8건으로 전체의 4.2%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수치로 새로운 제도의 도입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현행대로 경제성에 높은 비중을 둘 경우 전남도와 같은 낙후지역은 예타 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남도가 추진하는 주요 건설사업이 경제성 분석에서 낮은 평가로 인해 예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말 기준 곡성 겸면-삼기, 신안 압해-해남 화원, 담양 고서-대덕, 해남 북일-강진 도암 등 국지도 4곳이 일괄 예타 조사에서 탈락했다. 또한 영·호남의 상징이자 대통령 단골 공약이었던 여수-남해간 동서해저터널도 보류된 상태다.
이에 따라 대규모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이 대폭 손질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장 의원은 “예타 종합평가는 100점 중 50점을 넘으면 사업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항목 중 경제성 항목의 최대치가 50%”라면서 “극단적으로 경제성이 최대 값인 50점을 받으면 ‘지역균형’, ‘정책성’을 0점 받아도 사업이 시행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대규모 SOC 사업이 무조건 경제성만을 중심으로 평가한다면 오히려 지역불균형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지역균형발전 요소를 적극 상향하고 사회적 할인율도 현재 4.5%인데, 3.5%까지 낮춰야 지방이 신규사업을 착수하는 데 숨통이 트일 수 있다. 균형발전 실현을 위해 열악한 지역현실을 감안한 예타 운용기준이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