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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사-지역의 창조역량을 키우자

[창조역량] 도심 접근성 획기적 개선…글로벌도시 건설 ‘착착’
지역의 창조역량을 키우자
<7>영국 버밍엄의 ‘BigCity Plan’

20년간 인구 10만 증가목표 도시핵심부 25% 확장
전통이 살아 숨쉬는 인간중심 지식·창조도시 건설


입력날짜 : 2011. 07.14. 00:00

버밍엄 시청 앞 광장
버밍엄 시청사와 중앙도서관, 미술관, NEC(국제전시장)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빅토리아 광장에서 포즈를 취한 필자. 바로 옆 성당모형의 조형물은 1873년부터 1876년까지 시장을 지낸 죠셉 챔벌린(JOSEPH CHAMBERLAIN)의 기념비이다.
취재팀은 지난 6월28일부터 7월5일까지 6박8일 일정으로 유럽창조도시 중 하나인 영국 버밍엄과 유럽 문화예술의 중심지 프랑스 파리를 다녀왔다. 영국 제2도시 버밍엄은 광주보다 인구규모가 작지만 산업혁명의 발상지이자 한때 유럽의 대장간으로 불릴 만큼 철산업과 자동차공업이 발전했으며, 21세기 들어 전시컨벤션산업과 운하를 중심으로 한 도심재개발 성공으로 글로벌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곳에서 ‘BigCity Plan’으로 명명된 창조도시 전략과 활기찬 도심재생 현장을 둘러보았다. 또한, 프랑스 파리에서는 아시아문화전당의 모델인 퐁피두센터와 오르세미술관을 둘러보며 전시작품의 경향과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이번 유럽 취재 내용을 모두 6회에 걸쳐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인천국제공항에서 11시간의 긴 비행 끝에 런던 히드로공항에 도착하니 더운 열기속에 유럽 특유의 알싸한 찬공기가 코 끝에 전해졌다. 구내 센트럴 터미널에서 버밍엄으로 가는 210번 코치(고속버스)에 몸을 실으니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며 미지의 도시에 대한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창밖에는 오후 8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한낮처럼 햇빛이 가득해 양과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들판의 풍경속으로 시선이 끌린다.
2시간 20분이 걸려 버밍엄에 도착하니 한 밤중이었다. 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곧바로 잠을 청했다. 새벽 낯선 새소리에 잠을 깨 창밖을 내다보니 놀랍게도 십여 마리의 갈매기가 도심 빌딩위를 선회하고 있었다. 아마도 운하를 따라 내륙 깊숙한 이곳까지 날아왔다가 텃새가 된 듯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버밍엄의 가장 번화가이자 중심지인 시청사를 찾아갔다. 첫날은 도시마케팅국에 근무하는 엘리 랜스(Ellie Rance·여)씨의 소개로 시청사 주변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BigCity Plan’의 현장을 답사했다.
시청사는 르네상스양식의 전형적인 유럽풍 건물로 빅토리아 광장 바로 인근에 중앙도서관과 미술관, NEC(국제전시장)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으며, 반경 2㎞이내에 전쟁기념관, 심포니홀, ICC(국제회의장) 등 공공시설이 밀집해 있어 도시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신축중인 도서관
‘BigCity Plan’의 대표적인 프로젝트중 하나인 신 중앙도서관 건축현장. 네덜란드 출신의 유명한 건축가 프란시네 호우벤(Francine Houben)이 설계한 최첨단 도서관은 오는 2013년 완공예정이다.

버밍엄은 향후 20년을 내다보고 도시중심지역 800헥타르(hectares)를 새롭게 개조하는 야심찬 ‘BigCity Plan’을 추진중이었다.
도시핵심부(central core)를 25%까지 확장하는 ‘BigCity Plan’은 향후 20년간 인구 10만명 증가를 목표로 주변지역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경제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6가지 하위 목표가 있는데, 그것은 삶의 질이 높은 도시(Liveable city), 보행자와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Connected city), 전통이 숨쉬는 도시(Authentic city), 지식도시(Knowledge city), 창조도시(Creative city), 미래저탄소사회를 선도하는 스마트도시(Smart city)이다.
버밍엄이 이렇게 도시중심부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는 이유는 이곳이 경제적, 사회적 성공의 핵이기 때문이다. 도심은 비록 3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지만 버밍엄 경제생산의 1/3을 차지하고 15만개의 일자리가 존재하며 연간 200억 파운드의 상품이 팔리는 강력한 흡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취재팀은 ‘BigCity Plan’의 대표적인 프로젝트중 하나인 신 중앙도서관 건축현장을 방문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유명한 건축가 프란시네 호우벤(Francine Houben·56)이 설계한 이 건물은 지난해 초 착공해 현재 골조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며 2013년 완공예정이다.
시 당국은 도서관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가상체험관(flythrough)을 만들어 실제 완공된 모습과 똑같은 느낌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모든 연령층을 위한 ‘people’s place’를 지향하는 이 도서관은 2개층의 서가와 레퍼토리극장, 어린이도서관, 음악도서관, 청소년만남의 광장, 야외공연장이 갖춰져 있고 기존 중앙도서관에 있는 세익스피어기념관도 옮겨올 예정이다.
이 건물 맨윗층은 황금원형홀(Golden rotunda)로 꾸며져 자연채광을 최대한 받아들이며 유리로 마감되는 외관과 더불어 최첨단의 지식센터 이미지를 훌륭하게 구현할 것으로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 데이비드 불록씨(David Bullock·70)는 “집근처에도 도서관이 있어 편리하지만 새로운 도서관이 완공되면 더 많은 정보와 공연을 즐길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버밍엄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BigCity Plan’은 이곳을 포함해 모두 5개 지구에 150만㎡를 새로 개발해 초현대식건물과 공공장소, 그리고 연결망을 확충해 도심의 다양한 활동과 경제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신도서관이 들어서는 서부지구(West side)은 시청을 비롯 Paradise Circus 등 주변에 새로운 복합건물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스노우힐지구(SnowHill District)는 스노우힐전철역을 중심으로 업무지구를 확장하고, 동부지구(East side)는 사무실, 주거, 학습공간과 공원이 들어서게 된다.
버밍엄 시가지
버밍엄 터미널 인근의 시가지 모습으로 영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2층버스와 길거리의 화려한 꽃들이 잘 조화를 이룬다.
또 남부관문지구(Southern Gateway)는 도매시장 재개발과 소매점포를 확장하고, 뉴스트리트역지구(Newstreet station)는 2015년 완공목표로 뉴스트리트역 재개발을 통해 도심내부와의 새로운 연결망을 확충하는 재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BigCity Plan’의 핵심은 도심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글로벌수준의 살만한 도시를 건설한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초고속열차와 국제공항 활주로 확장을 추진하고 도시전역을 매력적이고 쾌적한 환경으로 가꾸는 작업을 진행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도심개조와 관련된 모든 가치의 중심에는 ‘사람’이 서있으며, 접근방법은 환경보존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도심에 새로운 일자리와 주택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문화와 여가생활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으로 균형잡힌 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개발업자는 “런던으로의 쏠림현상이 심각해 지방도시들은 점차 공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도심의 흡인력을 높이고 외곽지역과의 원활한 연계망을 구축하는 것이 대안이다”고 말했다.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영국 버밍엄=박준수 기자 jspar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