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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동 시인 베틀노래 출간

오재동 시인 베틀노래 출간

민족의 정한을 향토색 짙은 시어로 노래




오재동 시인이 정소파 문학상 수상 기념시집 ‘베틀노래’(현대문예)를 펴냈다.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광주·전남지역 학교에서 국어교사를 지낸 오 시인은 자신만의 독특한 시세계를 추구해왔다. 그의 시는 대체로 민족의 정한을 기저로 향토색 짙은 시어를 통해 삶의 경험을 노래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시가 바로 ‘베틀노래’이다.
“등뼈 시린 날이면/ 간이역 3등 열차는 북쪽으로만 가고/ 다복솔 아래서 나는 오도카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종착역에는 무어가 있을까 풀꽃 한 떨기라도 피어 있으려나/ 일찍이 나는 고향을 떠났다/ 그날은 아지랑이가 새실거리고/ 조선낫은 청보리밭 언덕에서 목놓아 울고 있었다”(시 전반부, 이하 생략)
이 시는 그의 시정신을 가장 현현하게 보여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그의 시에는 베틀이 자주 등장하는데 시적 상관물 혹은 보조관념으로서의 베틀은 어머니를 상징한다. 농경시대를 살았던 옛날 어머니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된 노동의 연속이었다. 의식주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서 사용하던 시절이라 어머니들은 농사일은 물론이고 길쌈을 매고 옷감을 짜는 일이 중요한 가사일이었다.
오 시인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베짜는 모습이 무척이나 정겨웠나 보다. “딸깍딸깍 어머니의 베틀노래가 나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나를 동무삼아 이야기하고 키워준 것은 오직 베틀노래 하나였다”고 진한 그리움을 토로했다.
그의 시는 또한 토속적인 언어와 문법을 통해 자신의 삶과 농촌의 감성을 진하게 우려낸다. 작품마다 옹이진 표현들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옹이마다 가난한 삶속에서 잉태된 슬픔과 아픔이 그렁그렁 배어있다. 더러 불교적 색채가 엿보이기도 한다.
오 시인의 시집이 정소파 문학상 수상 기념시집으로서 영예를 충분히 응답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