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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봉 작가, 소설집 ‘삿갓배미사랑’ 출간

문수봉 작가, 소설집 ‘삿갓배미사랑’ 출간
‘구름이 흐르는 산골’ 등 단편 5편 수록
70여년 삶 속에 겪은 희노애락 이야기 풀어내

 

문수봉 작가

장성 북하면 중산리 별장에서 글쓰기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문수봉씨(78)가 소설집 ‘삿갓배미사랑’(도서출판 청어)을 출간했다. 문수봉 작가는 고희가 넘은 나이에 수필로 문단에 데뷔했지만 시와 소설로 영역을 넓혀가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문학적 근원은 인생체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70여 성상을 거치며 몸으로 부대낀 세상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낸 게 그의 문학 소산물이다. 비록 장르는 달라도 저마다의 문맥속에 깃들어 있는 모티브는 삶의 표층에서 얻어진 것들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쉽게 읽히며 친밀감 있게 다가온다.
‘삿갓배미사랑’에 수록된 작품 역시 대체로 그러하다. 그는 서문에 “나는 소설의 문학성보다는 인간 삶속에 깃든 희노애락의 이야기를 일반 대중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통속적인 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문학성보다는 경험적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해서 재미있게 써 보고자 했다”고 천명했다.
인간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기 보다는 소시민의 삶 속에서 부딪히는 사건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먼저 ‘구름이 흐르는 산골’을 살펴보자.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은 작가가 머물고 있는 명지산 기슭 마을이다. 주인공 정철이 이곳에 입산하게 된 계기와 몇 안되는 할머니들의 무료한 일상과 산골마을의 자잘한 사건들을 3자의 눈으로 묘사하고 있다.
‘탈북녀의 아픈 행복’은 다소 모험적인 시도이다. 탈북녀 솔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반인으로서는 생소한 북한의 내부사정을 끌어와 사실성을 높인 점이 흥미롭다. 중국과 한국, 북한을 넘나드는 이야기 전개가 스릴 넘치면서도 박진감이 있다.
‘삿갓배미사랑’은 우렁이각시 이야기를 각색한 소설이다. 노총각 병철이 가출한 여인과 달콤한 사랑을 나누다 헤어지는 줄거리인데 해피엔딩이 아니어서 아쉬운 여운을 남긴다.
‘그리움, 이슬로 머물고’는 초등학교 동창인 수철과 정현의 애틋한 재회이야기로 불가에 귀의한 정현의 기구한 삶을 통해 인생무상을 화두로 던진다.
마지막 ‘슬픔으로 멍든 광주여’는 5·18 목격담을 토대로 광주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전하고 있으며, 특히 전두환이 광주시민에게 진정으로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촉구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