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드는 여인
붉은 벽돌건물 책 제본공장에서
한 여인이 책을 묶는 작업을 하는 모습을
우연히 승용차 차창 너머로 바라보게 되었다.
긴 머리가 허리춤까지 내려온 이 여인은
청바지에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고
열심히 밴딩 머신으로 책을 묶고 있었다.
더운 여름 날씨에도 아랑곳않고
묵묵히 일하는 장면이
마치 꽃다발을 엮는 플로리스트처럼
아름답게 느껴졌다.
여인의 분주한 손길은
책의 향기와 더불어 어느덧 내 마음 속 깊이
활짝 장미꽃을 피우고 있었다.
잠시 스쳐가는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한 여인의 실루엣은 첫 사랑 그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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