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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직필

누구를 위하여 봄은 오는가

누구를 위하여 봄은 오는가
박준수의 청담직필

  • 입력날짜 : 2018. 02.05. 19:06
유례없는 강추위 속에 누구보다도 손꼽아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6·13 지방선거 입지자들이다. 민선 7기 지방자치를 이끌어갈 주인공을 뽑는 6·13 지방선거가 4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정당과 출마예정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설 명절을 전후해 본격적인 선거일정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2월13일부터 시·도지사,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고, 시장·구청장과 광역, 시·구의원은 3월2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이뤄진다.

국민의당 분당으로 정치지형 변화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은 현재 공천기준을 마련해놓고 경선준비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기초단체장 가운데 광주 1곳, 전남 3곳에 대해 전략공천하고, 청와대 고위공직자 인사배제 7대 원칙 일부를 공천기준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입지자들이 형평성과 공정성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제 실행여부는 미지수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의 주요 이슈는 무엇일까. 먼저 사실상 호남권 중진과 안철수 대표의 결별로 귀결된 국민의당 분당에 따른 정치지형 변화를 들 수 있겠다. 바른정당과의 통합문제로 극심한 내홍을 겪어온 국민의당이 미래당과 민주평화당(민평당)으로 갈라섬으로써 지방선거 판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호남에 뿌리를 둔 정당이 민주당 한 곳이었으나 2년 전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압승을 거두며 분할구도가 만들어졌다. 이번에 또 다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해 미래당으로 탈바꿈하고, 통합반대파는 민평당을 창당 분가함으로써 3개 정당이 호남 지분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형국이 되었다.

이런 3당 구도에서 민주당이 기득권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5월 대선에서 문재인대통령을 선택한 호남민심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시장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대항마없이 선거를 치르는 독주상황이 연출됐으나 미래당에 합류한 박주선, 김동철 등 중진의원들이 출마할 경우 상황이 요동칠 수 있다. 전남도지사 선거 판도는 더욱 깊은 안갯속으로 빨려들 가능성이 크다. 민평당 창당을 주도한 박지원 의원이 일찌감치 전남지사 출마의사를 밝힌 바 있어 출마가 확실시 된다. ‘제2의 황색돌풍’이 일어날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지 관심사다. 민주당은 이개호 의원이 출마의사를 피력한 가운데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이 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민주당 입당을 타진하고 있어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

‘달을 봐야 별을 딴다’ 文心 경쟁

이와 함께 민주당에선 시·도지사 예비후보들간 경선 다툼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달(moon)을 봐야 별을 딴다’는 생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세에 편승해 ‘문심잡기’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고 말한 것처럼 중립을 지킬 것이 분명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각 후보마다 문 대통령의 후광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촛불혁명과 민주정부 출범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6월 항쟁을 다룬 영화 ‘1987’을 이용한 선거전략도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이미 700만 관객을 돌파한 ‘1987’은 앞으로도 계속 흥행몰이를 할 것으로 보여 당시 항쟁에 참여한 후보들에게는 이미지 메이킹에 호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 들간 연대를 통해 선거흐름을 주도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아울러 정책과 인물 대결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 시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일자리 문제와 지방분권이 선거공약의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민선 6기 자신의 역점시책인 ‘광주형 일자리’를 브랜드로 내세워 재선의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용섭 일자리 부위원장과 일자리 문제를 놓고 정책의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한편 다른 경쟁자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입춘이 지나고 바야흐로 얼음장을 뚫고 대지에 봄은 다가오고 있다. 6·13 지방선거 입지자들은 지방분권시대 리더로서 지역주민들이 훈훈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알찬 정책과 비전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주길 기대한다.<본사 주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