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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기

중국 역사적 건축물 보존 열풍

■ 중국 역사적 건축물 보존 열풍

상해, 역사유산 불법 변경 훼손시 엄격한 벌칙
귀주성 연산마을 수년째 자원봉사자 모집 전통 고가옥 보수

좁은 협곡을 막아 만든 보봉호수는 길이가 2.5㎞, 수심 100m로 가운데 녹색의 섬이 있어 경치가 아름답다.


이번 여행에서 현지 언론매체를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에서 역사적 건축물 보존에 대한 각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목포근대역사거리 투기 논란과 관련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인식과 보존 및 활용이 이슈가 된 우리나라의 현실과 대비시켜 볼 때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중국은 땅이 넓고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어 지역마다 독특한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다. 게다가 빈번한 전쟁과 정권교체 과정에서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더해져 풍부한 역사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이들 옛 건축물들은 근대 이후 오랜 기간 방치돼 훼손되거나 사라져가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옛 건축물들의 역사적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각 지역별로 이에 대한 보존과 복원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에서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노력은 제도강화, 복원활동, 아카이빙(archiving) 등 크게 3가지로 나눠지고 있다.

지난 1월26일 상해에선 연례 최고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시작됐다. 양회에 상정된 안건 중 눈길을 끈 것은 ‘역사적 건축물 보호’ 조치다. 상해는 북경에 이은 제2의 도시이자 아편전쟁 직후 열강에 의해 개방돼 역사적 건축물이 수두룩하다. 개혁개방을 계기로 글로벌 도시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전통 건물들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고도(古都)의 면모를 굳게 지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민들이 옛 건축물을 보존하기를 원하는 것과 달리 변경과 훼손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해 정부는 지난해 역사적 건축물의 보호실태를 조사해 이번 양회에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보호조치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역사적 건축물을 불법 변경, 훼손,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벌칙을 적용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중국 남서부 귀주성에 있는 작은 마을 연산(Yunshan)에서는 수년째 전통 고가옥 보수작업이 한창이다. 연산마을은 명나라(1368-1644) 시기에 군사요새 역할을 하였다. 마을 안 주택들은 대부분 4각형 구조로 돼 있는데, 이는 양자강 남부 지역의 4각형 마당구조와 유사하다. 이곳은 집과 골목, 담장이 돌로 이뤄져 마치 성을 연상시킨다. 군사적 필요와 목적 때문에 마을 안의 거리와 집들은 빽빽이 배치돼 마을사람들이 언제든 쉽게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러나 돌과 나무로 이뤄진 마당 구조물은 오랜 세월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거나 뜯겨나가 원래의 모습을 잃어갔다.

이에 지난 2014년 귀주성 건축가 유지안(Yue Jian)은 툰푸작업캠프(the Tunpu Work Camp)를 설립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연산마을 전통고가옥 보수작업을 도와줄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목수, 예술가, 디자이너, 그리고 심지어 평범한 화이트칼라 노동자까지 다양했다.

캠프의 역할은 고건물을 수선하고, 고건축 재료를 복원하고, 연산마을의 전통적 특징과 현대적 건축기능을 결합해서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지난 4년 동안에 툰푸 캠프는 오랜 기간 방치돼 훼손된 진지아 마당(Jinjia Courtyard)을 비롯한 여러 곳의 보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건물을 보수해 문화활동 공간과 지역주민들이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다. 그리고 2층 공간을 복원해 전시장과 회의실로 만들었다. 자원봉사자들과 마을주민들 노력 덕택에 진지아 마당은 이제 원래의 모습을 갖추게 돼 마을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저장성 하이닝시 문화재보호국에 근무하는 슈 차오(Xu Chao)씨는 세계 각국 도서관으로부터 하이닝시와 양자강 삼각주 작은 도시들의 옛날 사진을 수집해오고 있다. 옛날 사진은 과거시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 사진속의 도시풍경을 현재의 풍경과 비교해 옛날 건물이나 다리 등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낼 수 있다.

슈 차오씨는 미국 오레곤대학 도서관으로부터 수집한 사진을 통해 당나라 시대 탑이 위치한 곳의 과거와 현재모습을 대조해 사진이 찍힌 당시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이 같은 중국의 역사문화유산에 대한 보존 노력을 보면 목포근대역사거리를 어떻게 가꿔갈 것인가 하는 해답이 명쾌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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