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2)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로수 가로수 도시의 외로운 파수꾼, 가로에 홀로 서 있는 나무여 아무도 눈길 주지 않지만 오래도록 기다려온 나무여 가을날 낙엽을 모두 떠나버리고 기다림이 깊어 목마름으로 사슴처럼 뿔이 뻗은 가지들 겨울에는 하얀 눈을 층층이 얹고서 따뜻한 손길 내밀어줄 나무여 봄이 오거든 수줍은 나에게 연한 미소 한번 띄워 주렴. 저무는 시간 너머로 저무는 시간 너머로 저무는 시간 너머로 내가 걸어왔던 길이 모래톱처럼 지워지고 그리운 이름들은 들꽃처럼 시들어 이제 폭풍이 지나는 언덕에 풀씨와 함께 추운 홑겹에 방황의 긴 여정을 준비한다 따뜻한 악수를 뒤로 한 채 일상의 굴레를 일탈해 낯선 풍경을 향해가는 선선한 바람결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