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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폭행사건’ 직업학교 학생지도 문제없나

‘10대 폭행사건’ 직업학교 학생지도 문제없나

 

10대들의 철없는 폭력이 친구의 목숨을 앗아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10대 청소년 4명은 직업학교에서 만난 또 다른 친구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자 시신을 원룸에 방치한 채 도주했다. 광주의 한 직업학교에서 만난 이들은 이곳에서 알게된 피해자를 심부름을 시키려고 데려와 올해 3월부터 한 원룸에서 생활해 왔다. 
이들은 사고 전날 저녁 배달음식을 함께 시켜먹고, 다음날 오전 1시부터 4명이 돌아가며 피해자의 얼굴과 가슴·배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자신들을 놀려보라고 해서 때리기도 하고, 렌터카에서 담배를 가져오라고 심부름시켰으나 담배를 못찾았다는 이유로 또 다시 폭행해 결국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가장 무서운 때가 10대라고 하지만 친구를 놀림감으로 삼아 심부름을 시키고 무차별적인 폭행끝에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이자 사회문제이다.
특히 이들이 직업학교에서 만난 사이이고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원룸에서 집단생활하면서 이같은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살펴봐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먼저 직업학교의 재학생들에 대한 학생지도에 문제점은 없는 지 짚어봐야 한다. 통상 10대들이 직업학교에 다니는 경우는 대학진학 대신 기술을 배워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고3학년 과정을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직업학교에서 약 10개월간 수업을 받는다. 학교에는 한달에 한번만 출석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학교의 지도관리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또한 직업학교에서도 기술전수에 치중하기 때문에 학생개인별 가정환경이나 교유관계 등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출신지역과 학교가 서로 다른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기숙사나 원룸에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알력과 따돌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폭행치사 사건 역시 학교와 직업학교의 학생지도 사각지대에 놓인 10대들이 그들만의 ‘음지문화’를 만들며 빚어진 비극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같은 폭력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직업학교에 대한 실태점검과 더불어 재학생들에 대한 꼼꼼한 관리와 지도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