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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조용한’ 광주방문 의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조용한’ 광주방문 의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제(20일) ‘조용히’ 광주를 다녀갔다. 하지만 지역 경제계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회사 측은 이 부회장의 광주공장 방문목적이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대외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현장점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충남 아산 소재 삼성전자 온양캠퍼스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사업장을 돌며 사업전략과 경영현황을 살피는 등 ‘현장경영’을 지휘하고 있다. 또한 통상적으로 매년 한 두 차례 현장방문을 실시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이번 광주행(行)은 시기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어제는 때 마침 숱한 우여곡절 끝에 합의를 이뤄낸 ‘광주형 일자리’ 합작법인이 출범하는 날이었다. 정부와 지역경제계의 지대한 관심이 합작법인 설립에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광주공장을 찾은 것은 사업전략 수립에 시급하고 중대한 맥락이 깔려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광주 하남공단과 첨단1단지에 가전공장과 정밀금형센터를 두고 있어 현재 위기상황에 직면한 반도체와는 무관하다. 따라서 반도체 이외의 현안을 점검할 필요성이 내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첨단산단내 기업인들은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 멕시코 가전공장의 광주 이전을 검토하기 위한 행보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텔레비전과 모니터를, 께레따로에서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을 생산해 북미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120만대 초과 수입량에 대해 50% 고율관세를 부과하면서 매출감소를 겪고 있어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다. 지역 기업인들은 멕시코 가전공장이 리쇼어링(Reshoring)할 경우 기존 하남 및 첨단1단지 공장이나 ‘광주형 일자리’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산단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밖에도 이 부회장은 ‘광주형 일자리’와 ‘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과 관련 삼성전자가 참여하는 방안을 구상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아무튼 이 부회장의 이날 ‘조용한 행보’가 향후 광주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