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광주문인협회의 새 바람을 기대한다
문인들의 연대와 소통...열린 창작공간으로
경자년 새봄을 맞아 광주문단에도 신풍(新風)이 불어올까.
고요한 목가적 분위기에 감싸인 광주문단이 지난 12월 20일 치러진 문협회장 선거를 계기로 새로운 기운이 일렁이고 있다.
지난 문협회장 선거는 이례적으로 뜨거운 양자 대결이 펼쳐졌었다. 비록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가상공간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날선 주장과 공약대결이 불꽃을 튀었다.
다행스럽게도 뒤탈없이 탁인석 수필가(68)가 선출됐지만 지나친 과열양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제 새해 1월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 새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탁 회장은 선거기간 중 ‘문단의 화합’을 제1의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10개의 선거공약을 ‘탁인석의 약속’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10가지 공약은 ▲계간인 광주문학을 격월간으로 발간하고 원고료 지급 ▲메세나 운동을 통한 1억 원 이상 기금확보 ▲청년특별회원회 구성 ▲원로문인 자문단구성 및 75세 이상 회비 면제 ▲광주 연고 문인 명예회원제 도입 ▲각종 낭송회 활성화 ▲각종 공모사업 지원을 통한 문인 복지향상 ▲기관지 ‘광주문학’을 통한 5·18 선양사업과 통일시대에 대비한 북한문학교류 ▲시비 건립 사업 ▲해외 문학 답사 여행 추진 등이다.
또한 탁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예술인 가운데서도 가장 품위 있고 존경받아야 할 문인들이 사소한 일로 분열돼 적대시하는 풍토가 매우 가슴이 아팠다”며 “이번 선거는 물론 과거의 문제로 분열되었던 광주 문인협회를 오직 문학을 사랑하고 광주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원동력으로 모아 가겠다”고 강조했다.
새 회장의 10가지 정책과 포부가 사뭇 기대를 갖게 한다. 기금조성과 청년회원 확보, 교류사업은 문단활성화에 꼭 필요한 사업들이다. 공약들이 제대로 실천돼 광주문학에 신풍을 일으키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지역문들의 숙원이었던 광주문학관 건립에도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
사실 광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문학의 본향’임에도 지역문학인들의 열정과 자긍심이 도드라지지 못했다. 이는 만연한 물질 숭상의 사회적 풍토에 기인한 측면도 있으나 문학인 스스로 존재감을 낮춘 측면도 있다.
광주문학이 다시 기운을 회복하고 왕성한 창작의욕을 불사르기 위해서는 문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골방에서 나홀로 집필에 열중하는 문학 활동은 옛날 얘기이다. 연대와 소통은 문학에도 예외가 아니다. 홀로 핀 꽃은 외롭고 쓸쓸하다. 존재감도 없고 독백에 불과하다. 문학은 당대의 시대정신을 담는 그릇이다. 문학인들이 자주 어울려 담론과 토론을 벌이는 것은 지역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광주문협이 지역문인들을 한데 모으고 집단지성으로서 사회의 등불이 되도록 창작의 열린 공간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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