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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등산 보존과 접근성 개선 문제

무등산 보존과 접근성 개선 문제

 

박준수 시인경영학박사

 

민선 8기 출범을 코앞에 두고 무등산 접근성 개선을 위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민선 7기 광주시장 직속 혁신추진위원회는 지난 20일 마지막 전체 회의에서 무등산 정상 접근로 개선과 관련, 원효사-장불재 기존 군용 도로를 활용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수소 트램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광주시 혁신추진위원회 산하 대전환 특별위원회는 그동안 그린분야 핵심의제로 친환경 방식 무등산 정상 접근로 개선을 선정, 논의의 물꼬를 텄다. 장애인과 노약자 등 이동 취약자들도 무등산 정상을 밟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어 환경단체, 생태환경, 시민사회 등 분야별 전문가로 무등산TF를 꾸려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

 

혁신위, 친환경 수소트램 제안

 

수소 트램 제안에 대해 환경단체는 무등산 환경훼손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60여 단체가 참여한 국립공원무등산지키기시민연대는 지난 22일 논평을 내 무등산에 놓겠다는 수소트램은 어떤 말로 꾸며도 산악열차라고 반박했다.

민선8기 강기정 당선인과 인수위측에서는 아직까지 반응을 내놓고 있지는 않으나 취임 이후 본격적인 검토가 예상된다. 강 당선인은 예비후보 시절 투자할 기업과 시민여론을 전제로 수소트램, 전기차, 드론택시 등을 먼저 검토하고, 케이블카도 배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구상은 오래 전부터 나온 바 있으나 실현되지 못한 채 개발과 보존 주장 사이에서 논쟁만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등산개발 운동이 최초로 시작된 것은 1957년이다. 그 무렵의 무등산은 헐벗고 상처입어 민둥산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전쟁을 수행하면서 휘발유의 대용으로 송탄유(松炭油)를 쓰기 위해 무등산 특유의 적송(赤松)을 비롯한 소나무를 마구 베어냈을 뿐 아니라 해방 후 주민들이 땔감을 얻기 위해 남벌을 했다. 또한 625 전쟁과 그 후 작전지역 지정으로 말미암은 산지훼손으로 황폐해질 대로 황폐한 모습이었다.

625 전쟁이 끝나자 광주시민들 사이에서는 무등산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남은 산림자원이나마 보호하고 가꾸어 관광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광주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무등산개발추진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추진위원회는 답사에 나섰는데 625때 불타버린 규봉암의 절터가 전쟁 후 처음으로 확인된 것도 이때였으며, 이 답사의 수확으로 등산로가 개설될 수 있었다. 무등산개발추진위원회가 초창기에 역점을 둔 사업은 산림과 자연자원의 보호 관광도로개설 관광호텔유치 홍보물발간 사찰복구지원 등이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다뤄져야

 

이와 함께 교통부는 1959년 광주시 금곡동 원효계곡 일대를 중심으로 한 0.16를 관광지로 지정했다. 그해 425일 김일환 교통부장관이 내광하여 무등산을 답사하고 관광호텔 건립 후보지를 결정했는데 이는 추진위의 건의에 의한 것이다. 호텔 모형은 산장식으로 설악산과 제주 서귀포와 함께 3개 지구가 동시에 착공되었는데 각 10개씩의 객실과 부대시설을 갖췄다.

전남도는 무등산개발추진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1972522일 무등산을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이어 1974429일 무등산도립공원 기본계획을 공고했다. 무등산종합개발계획은 우선 토지이용계획에 있어서 지속적인 이용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보호관리하기 위한 보호구역으로 자연보존지구 보통지구 제한완화지구 특수지구로 분류 설정하였다.

특히 무등산 도립공원 내 교통망구조는 비단 광주뿐 아니라 도내 또는 타도의 관광객을 효율적으로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진입도로, 등산로 등으로 구분 계획했다.

이때 케이블카 설치 계획이 마련되었다. 무등산의 케이블카는 진입도로를 이용한 관광객이 양 집단시설 지구를 횡단하도록 원효계곡과 증심사 간에 설치하도록 했다. 케이블카의 시설은 점()의 관광지에서 선과 평면과 입체화를 이룩하게 되고 관광지 간의 상호 관련성이 증대되어 관광객의 급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에 근거한 것이다.

무등산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지정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다. 게다가 최근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는 장기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검토해야 할 유산으로 무등산 주상절리대를 포함시켰다.

이처럼 독보적인 가치를 내재한 무등산 탐방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등산 접근성 개선을 위한 논의가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세계적인 명품공원으로서 관광자원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