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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방선거, 지역에 희망을 불어 넣어야

 

지방선거, 지역에 희망을 불어 넣어야

 

박준수 시인경영학 박사

 

오늘은 민선 8기 지방자치를 이끌어갈 일꾼들을 뽑는 날이다. 지난 39일 대선이 치러진 지 불과 70여 일 만에 실시된 전국 동시선거이다. 519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돼 13일간 열전을 벌인 각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어떤 투표 결과가 나올지 마음 졸이며 긴 하루를 보낼 것이다. 유권자 역시 내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어 우리 고장의 일꾼으로서 일하게 될 지를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진 지 채 한 달도 안돼 실시되는 선거여서 대선의 여진이 고스란히 전이된 느낌이다. 그간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 여론조사를 보면 확연히 여당에 쏠린 경향을 살필 수 있었다.

 

지역 정치지형 달라질까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음에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터여서 충격이 컸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도 그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잠시 민주당 내 열기가 달아오르기는 했으나 일반 시민들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은 예전보다 훨씬 가라앉은 느낌이다. 반면 국민의힘, 정의당, 진보당 등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정당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시군의 경우 무소속 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61 지방선거 이후 지역 정치지형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되는 관전 포인트이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할 대목은 교육감 선거제도이다. 교육감 선출방식은 그동안 많은 논란과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직선제 방식으로 정착됐으나 여전히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간 교육위원회-학교운영위원회에 의한 간선제의 폐단이 심해 보통선거로 전환되었으나 이 역시 또 다른 문제점을 가져왔을 뿐 확실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현행 교육감 선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유권자의 무관심이다. 후보가 누구인지, 공약이 무엇인지 거의 관심이 없는데 이는 곧 깜깜이선거로 이어져 좋은 후보를 선택하는 선거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 검토되었던 단체장과의 러닝메이트 방식 등 시대흐름에 맞는 선거제도를 고민할 때이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는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31년째 실시되는 선거이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게 현실이다. 지난 30년간 지방자치가 점진적으로 발전해왔고, 문재인정부 임기말에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제도적으로는 자치권이 강화되기는 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 심화로 인해 지방소멸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 살림살이와 삶의질은 갈수록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미 광주도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전남 일부 농어촌지역은 65세 이상 인구가 30% 가까이에 달해 급격히 쇠락해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지방소멸막는 노력 시급

 

이에 반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지방으로부터 유입된 청년층 인구와 첨단산업 거점 및 활성화로 인해 경제흡인력이 날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지난 5월 첫 주 연휴를 맞아 모처럼 서울에서 34일 시간을 보냈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간 달라진 서울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느낀 첫번째 인상은 수도권 인구집중과 지방소멸의 가속화 현상을 뚜렷히 확인할 수 있었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51%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서울에 와보니 지방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코로나 방역지침 완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서울 어디를 가든 곳곳마다 넘치는 인파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마포구 한 전통시장에 들렀을 때는 한곳에 머물러 있기 어려울 정도로 떠밀리다시피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지방은 거리에서 사람 만나기가 쉽지않다. 그나마 대부분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고 젊은이나 아이들은 더욱 보기 어렵다. 참여정부 이래 줄곧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지역분산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수도권 집중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에 사람이 살지 않으면 지방자치는 자연 빈 껍데기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 지방에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는 지방자치제도를 만드는 노력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노력은 이번에 선출될 지방 일꾼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