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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내 마음 문턱까지 왔던 그 사람

내 마음 문턱까지 왔던 그 사람

 

내 마음 문턱까지 왔던 그 사람

대문 밖에서 남몰래 눈빛만 마주치다가

장꽝*에 꽃 한송이 피워두고 갔네

봄이면 텃밭에 서성거리는

아지랑이처럼

가느다란 모가지를 내밀고

꽃망울 가슴에 아롱지네

여름이면 다알리아 연분홍 편지를 띄워

밤새도록 읽다가 내 마음 갈대처럼 야위었고

가을날엔 멘드라미 애타도록 붉은 사연

차마 답장도 못하고 눈물방울 촛불만 바라보았네

내 마음 문턱까지 왔던 그 사람,

겨울이면 장꽝에 핀 동백처럼 왼 종일 눈맞으며 기다렸네.

 

*장꽝-장독대의 전라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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