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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스페인 연가 2

 

스페인 연가 2

 

여기 있는 모든 것이여
신의 이름으로 기록되리라
꽃의 이름으로 기록되리라
원시의 언덕에 우뚝 선 바위
시에라네바다 산정에 소금처럼 눈부신 만년설
초원에 나뒹구는 바람
갈대의 춤사위
해안 절벽에 물드는 붉은 노을
안개가 안개를 낳고
바다가 바다를 낳고
들판이 들판을 낳고
해가 해를 낳고
달이 달을 낳는
잉태의 땅,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열리는 
개벽의 땅
굳이 말씀이 없어도
침묵이 언어가 되는 곳
그곳에서 나는 무엇이 되어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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