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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진월동 술집들이 불을 밝히네

진월동 술집들이 불을 밝히네

 

어느 겨울 흐린 날

'술마시는 날' 술집을 찾아 헤매다

기억 희미한 추억의 발자국을 따라

오래도록 길을 걸었네

눈도 오지 않고

산타도 오지 않는

가난한 도시의 교회 뒷골목을 따라

담벼락 밑으로 바람이 쌓아둔 은행잎들이 차곡차곡

자동차 불빛에 노오란 물감을 흩날리네

저무는 거리의 그림자는 서로가 뭉쳐져

어느새 어둠이 되고

차가운 바람은 아직 컴컴한 미로에 선 내 마음처럼

삐걱거리며 어디론가 바삐 걸어가지

지상의 술집들이 불을 밝히는 시간

하늘엔 바쿠스가 자신의 가게 문을 여네

어느 겨울 흐린 날

진월동 술집들이 불을 밝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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