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작노트

푸른길 주점에 앉아

푸른길 주점에 앉아

 

기적소리 끊긴 철로변 푸른길

소복이 눈이 내리고

오막살이집이었던 주점

간이역마다 불빛이 아득히 번진다

초저녁부터 벌겋게 취한 난로

내 뺨에 아롱지는 취기

귓전을 스치우는 세상사의 애환

불콰해진 사연들이 담배연기따라 피어오른다

술을 또 한병 시켜서

서로 서로 폭탄을 돌리며

쓸쓸해진 마음을 여미는 사람들

삶이란

닿을 듯 닿을 듯

종착역을 향해 하염없이 흘러가는

두 줄기 평행선

누군가는 또

막차를 기다리는 간이역에서

겨울나무가 되어 서있다.

'시작노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년도읍 나주(羅州)에 와서  (0) 2016.02.12
신문배달  (0) 2016.01.04
겨울나무  (0) 2015.12.21
진월동 술집들이 불을 밝히네  (0) 2015.12.11
바람의 흔적  (0) 201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