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길 주점에 앉아
기적소리 끊긴 철로변 푸른길
소복이 눈이 내리고
오막살이집이었던 주점
간이역마다 불빛이 아득히 번진다
초저녁부터 벌겋게 취한 난로
내 뺨에 아롱지는 취기
귓전을 스치우는 세상사의 애환
불콰해진 사연들이 담배연기따라 피어오른다
술을 또 한병 시켜서
서로 서로 폭탄을 돌리며
쓸쓸해진 마음을 여미는 사람들
삶이란
닿을 듯 닿을 듯
종착역을 향해 하염없이 흘러가는
두 줄기 평행선
누군가는 또
막차를 기다리는 간이역에서
겨울나무가 되어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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