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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바람의 흔적

바람의 흔적

 

어둠으로 어둠을 덮고
쓸쓸함으로 쓸쓸함을 덮어버리는
일상의 소소함
노을지는 바닷가
짠 맛을 잃어버린 포말의 향연
살아가면서 간혹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왜 여기까지 떠밀려 왔는지
낮선 항구에서
폐선에 걸린 깃발의 속울음을 들으며
녹슨 닻이 무겁게 시간을 붙들고 있지만
언제나 수평선은 흔들리고
백사장은 다시 소금꽃을 피운다
천년의 세월을 굽이쳐 갈매기 울음되어
그대 귀밑머리 스치우련만
옛 집 빈 편지함에는
우편배달부 대신 바람이 다녀간 흔적
그리움으로 그리움을 지우지 못하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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