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시장은 ‘보이스피싱’ 진솔하게 밝혀야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에 연루돼 숱한 의혹 속에 휩싸인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마침내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시장은 지난달 16일 의료봉사를 위해 네팔로 출국했으며, 경찰 수사소식에 귀국을 미뤄오다가 어제(9일) 돌아왔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 모(49)씨로부터 보이스피싱에 속아 4억5천만원의 피해를 당한 윤 전 시장은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을 받은 상태이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특히 4억5천만원의 출처와 지방선거 당내 공천을 앞두고 돈을 보낸 이유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은 윤 전 시장이 김씨 자녀들을 광주시 산하기관, 사립학교 임시직·기간제 교사 채용과 관련해 관계자에게 부탁 전화를 한 정황도 확보했다.
윤 전 시장은 네팔에 체류할 당시 한 국내언론과의 통화에서 권 여사를 사칭한 김씨가 "노 대통령이 순천 한 목사의 딸 사이에 남매를 두고 있다. 노무현 핏줄 아니냐. 이들을 좀 도와달라"고 말했다"며 "이 소리를 듣는 순간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전 시장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보이스피싱’에 속은 허술함도 그렇거니와 ‘노무현 핏줄’을 거두기 위해 취업을 주선한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특히 김 모(49)씨를 직접 대면하고도 의심이 들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아스럽다. 일각에서는 윤 전 시장의 순수한 성품으로 인해 ‘보이스피싱’ 덫에 걸려든 것이라고 동정론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광주정신’과 광주시민사회에 누를 끼쳤다는 사실이다. 윤 전 시장은 줄곧 ‘광주정신’을 강조하며 광주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시민사회의 정신적 자산에 큰 흠집을 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개인의 불명예를 넘어 지역사회의 실추된 이미지를 어떻게 바로 세워야 할지 착잡하기 그지없다. 윤 전 시장은 지역사회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보이스피싱’의 실체를 진솔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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