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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홍 시인 여섯 번째 시집 ‘원점에 서서’ 펴내

남도의 자연과 고향을 노래한 ‘귀거래사’
전석홍 시인 여섯 번째 시집 ‘원점에 서서’ 펴내
‘괜찮다, 괜찮아’ 이후 2년 여 만에 시 78편 묶어

  • 입력날짜 : 2019. 01.06. 17:52

 

오랜 공직생활에서 은퇴한 후 시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전석홍(사진)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원점에 서서’(시학刊)를 펴냈다.

지난 2016년 ‘괜찮다, 괜찮아’를 상재한 이후 2년여 만에 78편의 시를 한권으로 묶어 냈다.

전 시인은 이번 시집을 스스로 ‘귀거래사’(歸去來辭)라 칭했다.

귀거래사는 중국 진나라 시인 도연명이 41살 때 마지막 관직을 사직하고 고향으로 가는 소회를 운문으로 쓴 작품이다. 노장 사상(老莊思想)의 영향을 바탕으로 전원생활에서 느끼는 자유와 평안을 노래한 시다.

그의 시적 화두 역시 주로 ‘자연’과 ‘고향’을 노래하고 있다.

‘나는 화강석이 되어/ 가난한 집 방바닥 구들장으로 깔리어/ 군불 품어 고단한 등짝 녹여 주고 싶다//그늘 깊은 집 주춧돌로 박혀/ 기둥과 대들보 힘껏 떠받치고 싶다’(시 ‘화강석이 되어’ 1,2연)

이처럼 그의 작품들은 대체로 옛 것을 그리워 하고 옛날을 회상하는 모티프가 많다.

그동안 팔순이 넘는 나이테를 새기며 숱한 인생의 굴곡을 거쳐온 시인이 인생의 결실기를 맞아 지금껏 쌓아온 경륜을 자연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전 시인의 작품은 제재면에서 남도의 풍물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차차차 보성녹차’, ‘영산강뱃길’, ‘땅끝에 서서’, ‘월출산’, ‘무등을 바라보며’, ‘맨발개펄’, ‘짱뚱어탕을 먹으며’ 등 그 지명이나 강과 산의 정취는 물론 특산물에 이르기까지 남도의 체취가 물씬 묻어난다.

영암에서 자라 목포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친 후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관직에 입문해 전남도백을 지낸 시인으로서는 당연한 정서적 산물이다.

또 하나 전 시인의 관심대상은 영암 군서면 성기동에서 태어나 일본에 천자문 등 백제문화를 전해준 왕인박사다. 그는 왕인박사현창협회 회장으로서 해마다 왕인묘에 제를 지내고 한일문화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현해탄 물길 건너/ ‘왔소’ ‘왔소’/ 문화의 씨앗을 가꾸려/ 왜 땅에 왔소/ 징소리 북소리 나팔소리/ 오사카 푸른 하늘을 뒤흔들고/ 오색기 펄럭이며/…’(시 ‘왔소 왔소’ 전반 일부)

이 시는 오사카 교포들이 일본에 문화를 전해준 우리 선현들의 공적을 기리는 행사를 다룬 것으로, ‘왔소 왔소’는 한반도의 문화사절이 일본 땅에 당도했다는 환영의 감탄사이다.

이와 같이 전 시인의 작품마다에는 연륜의 깊이와 그윽한 지혜가 서려 있다.

이명재 문학평론가(중앙대 명예교수)는 작품해설에서 “전석홍 시문학은 자아성찰과 유종의 미에 이르는 인생미학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