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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허둥댄 광주시교육청의 ‘민낯’

미세먼지에 허둥댄 광주시교육청의 ‘민낯’ 

 

광주시교육청이 최근 발생한 미세먼지 사태에 현실감 없는 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일선학교와 전교조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시교육청은 최근 신설된 학교의 경우 대부분 중앙공조 방식이어서 공기정화기와 에어컨기능이 함께 설치돼 있음에도 일괄 예산을 편성했다가 뒤늦게 항의를 받고서야 예산을 회수하거나 전용토록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또 취약계층 학생 1만4천여 명에게 마스크를 무상으로 보급한다며 택배로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가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뿐만 아니라 공·사립 초등학교에 공기정화장치 구입 예산 26억원을 세워놓고도 최근 1주일 이상 미세먼지 공습이 이어진 뒤에야 예산을 배부해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공기정화기의 특성상 정기적인 필터 교환 등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것을 고려해 다른 시·도교육청이 렌탈 형식으로 공기정화기를 학교에 설치하고 있는 것은 고려 않은 채 시교육청은 시간에 쫓겨 무조건 구매만 강요하는 공문을 보내는 한심함을 보였다. 이에 앞선 지난해 광주 모 초등학교의 경우 저학년(1-3학년) 교실 설치용 공기정화장치 예산으로 교장실, 교감실, 행정실 등 학교 관리자 사무실에 공기정화기를 설치했다가 항의 민원을 받고 원래대로 설치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학교현장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공문만능주의에 의존해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시교육청은 1, 2월 공기정화장치 구입의 적기를 놓치고 미세먼지 가득해진 3월에야 학교 현장으로 책임을 떠넘긴 셈이다.
이처럼 시교육청이 허둥대는 사이 업무 폭탄은 고스란히 학교 현장에 떨어졌다. 3월 새학기를 맞아 학생들과의 수업, 생활지도, 상담으로 눈코 뜰 새 없는 교사들이 ‘긴급’, ‘긴급제출’, ‘필독’이라는 머리글을 달고 오는 공문 앞에 행정보고와 교실 수업 사이에서 짓눌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에 급기야 전교조가 장휘국 교육감에게 “무능하고 철학 없는 교육행정”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미세먼지에 허둥댄 광주교육청의 행정 ‘민낯’이 언제쯤 시정될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