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문시인 6번째 시집 ‘금석문’ 펴내
130여 편 수록...시적 리듬과 은유가 잘 직조돼
계간 ‘아시아서석문학’ 발행인이자 광주시인협회 회장인 김석문 시인(68)이 제6 시집 ‘금석문(金石文)’을 펴냈다. 지난 2014년 11월 제5 시집 ‘조피볼락’을 펴낸 지 4년 7개월 만에 130여 편을 묶어 세상에 내놓았다. 여기에는 2015년 이후 발표한 시들과 첫 시집에 수록된 작품 가운데 시인의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 넣었다.
그의 시는 난해하거나 관념적이지 않아 쉽게 읽히는 게 특징이다. 광주대 문창과와 방송대 국문과, 그리고 조선대 대학원 문창과를 졸업(석사)해 오랜 기간 문학이론을 섭렵했으련만 그의 작품은 시상의 속내를 쉽게 드러낸다. 주제나 시상이 일상에서 건져올린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양상 때문에 그의 시는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헐벗은 고추밭머리/춤추는 억새꽃 흰 머릿단을 이고/묵상에 잠긴 들판 위/지는 가을의 치맛자락을 움켜잡은/검녹색 배추밭의 반기(反旗)/가는 정에/뻗는 정에/다투고 있는 세월이구나”(시 ‘고추밭머리에서’ 전문)
이 시는 130여 편 가운데 비교적 시적 리듬과 은유가 잘 직조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늦가을 추수가 끝난 황량한 들판 풍경을 조락(凋落)의 이미지를 통해 세월의 흐름을 내면의 감정 속에 잘 풀어냈다.
하지만 김 시인은 이번 시집을 내면서 중견시인으로서 상당한 중압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등단 초기에 쓴 시들은 순수하고 치열한 반면 한참 뒤에 쓴 시들이 시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시집 서문에 고백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시집 표제를 ‘금석문(金石文)’이라 정한 것은 돌에 새긴 글처럼 오랜 생명력을 지녔으면 하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어 그의 새로운 도전의식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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