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작노트

비오는 날

비오는 날

 

비오는 날,
하늘이 더럽혀진 인간세상을 물청소하는 날
그대는
허리 굽혀 무슨 일 하는가...
누군가는 고구마순 모종을 하고
누군가는 시를 쓰고
누군가는 주점에서 탁배기를 마시고
누군가는 공부를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열심히 돈을 번다

 

비오는 날,
하늘이 내려다 본 인간세상은
청소당번은 하나도 없고
세상이 얼마나 지저분한지, 고약한 냄새가 나는지
눈과 코를 막고 모른척
부지런히 딴짓을 하고 있다

 

비오는 날,
비에 씻기는 강물처럼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산봉우리처럼
마음 한 자락 풀어놓아
세파의 찌든 때 씻어보자
그러면 비 그친 그대 마음에
하늘이 푸르게 걸려 있을 터
환한 세상 활짝 열려 있을 터.

 

'시작노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시에 대한 해설  (0) 2012.07.15
아이스께끼  (0) 2012.07.14
비오는 날 술집에서  (0) 2012.07.08
나른한 오후는 오지 않았다  (0) 2012.06.28
사람은 산을 품고 산다  (0) 201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