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

봄과 겨울 사이 화엄사

봄과 겨울 사이 화엄사﹡

 

회색빛 겨울이 떠나간 들판에 봄이 살며시 다가오고 있다

화엄사 경내에도 홍매화가 자주색 꽃잎을 피우며 세상 밖 봄 구경을 하러 나왔다

 

저만치 발걸음을 옮기던 겨울이 문득 옛 생각이 났던지 화엄사 마당에 서성거리고 있다

지리산 산봉우리는 겨울과 봄이 공존하고 있다

 

하늘 가까이 설산이 전설처럼 아득히 가파르게 솟아있다

 

바로 턱밑에는 봄기운이 푸르게 감도는 춘산이 떠받치고 있다

산문은 봄과 겨울 사이에 경계를 이룬다

 

중생들이 부처님 안부를 물으러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각황전 옆 홍매화가 염화시중의 미소를 짓는다

겨우내 잠들었던 마음들이 독경소리에 눈을 뜨고 있다

 

부처님의 자비 아래 봄빛이 눈부시다.

 

﹡화엄사-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539번지에 위치한 화엄사는 서기 544년 연기스님이 창건한 화엄종찰로서 자장율사가 부처님 진신사리 73과를 봉안한 4사자3층사리탑이 있는 적멸보궁이다. 경내에는 동양 제일의 목조건물인 각황전을 비롯하여 화엄석경과 석등, 동5층석탑 등 수많은 국보와 보물들이 산재한 천년고찰이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상경기  (0) 2022.05.09
영국 버밍엄 취재기  (0) 2022.04.06
자신으로부터 행복을 얻으라  (0) 2022.02.25
물새떼 노니는 영산강의 봄  (0) 2022.02.21
아버지를 회상하며  (0) 2021.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