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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겨울강 3

겨울강 3

 

박준수

 

겨울강에 가면,

각설이들 눈송이 맞으며 진창으로 몰려온다

아무도 기척 없는 허허벌판 강변에

깨진 사발들고 진격해오는 각설이 무리

어얼씨구 강둑 따라 쳐들어온다

저얼씨구 억새풀 헤치고 쳐들어온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떼죽으로 우르르 몰려온다

키 큰 나무들 척후병처럼 창을 품고 서 있고

그 사이를 까치떼 깍깍대며 긴급 타전하느라 분주하다

동학군이 떠나간 포구에

강물은 목젖이 뜨거워져 속으로 낮게 흐르고

뭉개뭉개 물안개처럼 각설이 타령 피어오른다

겨울강에 가면,

서걱대는 각설이 장단에 왼종일 귀가 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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