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1933~2014)
어릴 적 어느 봄날
살구꽃 그늘 아래
난생 처음 아버지의 음성을 들었네
과수원 언덕에 눈부시게 내리던 햇살만큼
귓전에 아련히 피어나던 깊은 울림
어느 순간 가슴에 환하게 와 닿았네
산을 넘고
개여울 물을 건너
먼 훗날
고향집 마당가에 서성이다가
문득 바라본 살구꽃
어둔 하늘에 박힌 별 하나
지나가는 바람에 떨리는 나뭇잎들
가슴에 낮게 메아리지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물 글썽이며 지켜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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