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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회상

回想

 

아득히 머언 시절이 생각날 적에

탱자울타리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간 동구밖

청보리 가득 핀 유년의 들판을 달린다

저수지 물결 살랑이는 둑 너머로

맑게 개인 하늘은 지평선을 그어놓고

아카시아꽃 향기에

마냥 취한 오월의 하루

어머니의 포근한 가슴처럼

모든 생명들이 보드라운 숨결을 내뿜어

눈길 닿는 것마다 푸르기만 한 그곳에

고요히 다가와 있는 한낮의 그림자

햇살에 반짝이는 무수한 얼굴들이

일제히 합창하는 소리를

나 홀로 알지 못하고

먼 훗날에서야 듣게 되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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