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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젊은날엔 그리울 때 시를 썼지
늘그막엔 외로울 때 시를 쓰네

 

젊은날엔
나팔꽃 피는 것을 보고
찬란한 바다로 항해하는 열망
범람하는 불꽃 벼리어
뼈에 새겼지

 

늘그막엔
산 너머로 숨는 구름
사위어 가는 달빛을 적시는 눈물
언어를 서서히 풀어내
가슴에 가슴에 묻어두네

 

젊은날엔 술취할 때 시를 썼지
늘그막엔 잠못이룰 때 시를 쓰네

 

젊은날엔
분을 삭이지 못해
영혼의 방황을 꿈꾸고

 

늘그막엔
갈곳없어
청춘의 추억을 회상하네

 

젊은날엔 연인을 위해 시를 썼지
늘그막엔 나를 위해 시를 쓰네

 

젊은날엔
숨막히는 절망이 아름다웠고


늘그막엔
숲속 고요한 평화가 눈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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