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열려라 참깨
박 준 수
산다는 것은
굴비처럼 엮어진 인연들의
비릿한 수화(手話)
악수를 나눈 뒤 끝에
무심히 흘러가는 담화(談話)
왠지 모를 슬픔 혹은 분노가
노을 되어 내려앉는 날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듯
주저리주저리 깃든 기억을
한 번의 내리침으로
떨궈 버릴 수 있다면
알알이 쏟아져 내려
가뿐한 빈 집에서
젊은 날 사루비아 꽃 붉은 몽환을
다시 한번 눈부시게 피어 보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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