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식생활 한국과 비슷…시장잠재력
무궁무진
전라도 김치, 중국 입맛을 탐하라
<3>중국 김치산업의 거점 靑島
현지인 입맛 맞는 레시피 개발
한중 FTA로 한국산 식품 호기
원가절감 등 마케팅 활동 강화
입력날짜 : 2015. 08.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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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은
중국내 김치생산과 소비실태, 그리고 새로운 김치위생기준 발효에 대비한 시장의 변화조짐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8월9일-14일까지 5박6일간 산동성
청도와 광동성 광주를 둘러보았다. 청도(靑島)는 김치산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고, 광주(廣州)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지역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지 취재내용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註
인천에서 중국 청도까지는 비행기로 불과 1시간20분 거리이다. 군산과
위도가 같아 기후도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청도시는 6개의 자치구와 4개의 위성도시로 이뤄져 있으며 전체 인구는 850만명. 이중에 교민이 5만
명이고 조선족 25만 명까지 포함하면 한국계 인구는 30만 명에 이른다.
이런 지리적, 인구통계적 특성에다 맵고 짠 음식문화의
기호까지 더해져 청도는 중국내 김치산업의 허브(hub)로서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청정원 등 한국 대기업들의 김치공장과 중국기업 공장
대부분이 이 곳에 몰려 있다.
청도는 인천과 교류가 활발하기 때문에 한국경제와 문화의 영향이 고스란히 투영되는 곳이기도 하다.
의류·신발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 한국기업들의 진출이 러시를 이루면서 청도는 한국의 어느 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한국스러웠다고 한다.
현재는 한국 기업들이 대거 철수한 상태이지만 시내에는 여전히 한국간판을 단 상가들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한국관광객들이 골프관광
목적으로 즐겨 찾고 있다.
청도는 그만큼 한국과 밀접한 지역으로서 한국인에 대해 호의적이며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문화 역시
친밀감이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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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청도지사의 안내로 청도에서 12년째 식품유통업을 운영하는 한국인 기업 ‘해지촌(海地村)’을 방문했다. 해태상사에
근무하다 2003년 중국에 진출한 곽동민(47) 사장이 일궈온 회사이다. 그의 사무실 한 켠에는 한국산 가공식품 샘플들이 진열돼 있었다. 라면을
비롯 유자청, 미역, 김 등 한국 슈퍼에서 볼 수 있는 제품들이 모두 모여 있다.
그는 김치산업과 관련해서 유통업의 관점에서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김치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개발하고, 전반적인 마케팅 능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곽동민 사장은 외식을 많이 하는 중국인 식생활 패턴을 감안할
때 중국인의 입맛에 맞게 차별화된 김치를 선보이면 가격문제는 그다지 높은 장벽은 아니다고 밝게 전망했다.
그는 한국기업들이 대체로
‘신토불이’를 고수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며, 한국김치 고유한 맛에다 현지인의 미각을 가미한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국인 소득수준으로 보면 55% 정도는 가격에 민감한 편이고, 45%정도는 질을 따져 소비하므로 이들을 타겟으로 마케팅을 구사할 경우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중국인들에게 한국산 김치에 대한 인지도는 70% 정도로 높은 편이어서 한국식당을 통해 김치 담그는
법을 알리고 시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원부재료의
조달방법에서 분명한 포트폴리오(portfolio)전략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100% 한국산 재료만을 사용하기 보다는 배추, 고추 등 주요
재료는 한국산을 쓰되 깨, 마늘, 생강 등 양념류는 중국산을 사용해 원가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동성은 한국과 기후가
유사해 배추와 마늘 등 원부재료 질감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할 만한 사항이다. 한마디로 ‘보여주기식 한국김치’보다는 ‘잘 팔리는
한국김치’를 만드는 것이 핵심 포인트라는 주장이다.
한국김치 수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위생기준 완화와 관련, 그는 이미 양국
국가원수간 합의가 이뤄진 사항이므로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시행령이 발효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그가 우려하는 부분은 유통과정상 냉장보관이
용이하지 않은 현실적 조건을 지적했다. 중국인들은 그동안 가공식품 위주로 소비하는 경향 때문에 냉장고 온도가 5-10℃로 설정되고 있어 김치
맛이 변하기 쉬운 환경이다.
이와 관련, aT는 청도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8월28일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물류센터가
개장하면 김치 등 한국 냉장식품 보관이 원활해 한국산 신선식품의 대중국 수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중국은 그동안 외식위주 식문화로 인해
가공식품 소비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맛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신선식품 소비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aT 청도물류회사 성광돈 시장은 “한중 FTA 체결로 한국산 신선·냉장·냉동 식품의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청도에 거점 물류센터를 건립하게 됐다”면서 “이곳을 통해 상해, 북경, 홍콩, 청두 등 중국 전역으로 공급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먹거리 사업은 정확한 품질관리가 생명”
한국기업인 ‘해지촌’ 곽동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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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도 aT 물류센터 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해지촌’ 곽동민 사장(47)은 식품유통업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한국기업인이다.
전북 군산 출신으로 한양대를 졸업한 그가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여곡절이 많다.
수산물 원료를 수입해
한국에서 가공한 후 재수출을 하던 해태상사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01년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남은 직원들과 함께 직접 사업을 운영하게
됐다.
2년 후 2003년 독자적으로 중국에 진출해 현지에서 가공해 일본, 미국, 유럽 등지로 수출을 하기 시작했다. 이어
2006년부터는 중국 내수에 눈을 돌려 식당, 마트 등에 납품하고 있다.
그가 먹거리 사업을 하면서 철칙으로 삼는 것은 정확한
품질관리이다. 다소 통관절차가 번거롭고 마진이 줄어들더라도 정상적인 제품을 파는 것을 생명으로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거래처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으면서 그의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8년 상해지사 개설을 시작으로 2010년 광동지사,
2013년 심양지사, 2015년 올해는 중경지사 개설을 준비하는 등 중국 전역으로 공급망을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는 aT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그리고 외부환경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해지사 개설 당시 금융위기 발생으로 사업이 휘청거릴 때 북경
올림픽 특수가 나타났고, 광동지사 개설 때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져 한국산 수입량이 크게 늘어나는 행운을 안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300억원 가량. 직원은 지사를 포함해 110명이다. 그가 취급하는 가공식품은 약 750가지. 한국에서
450종류를 들여오고 300종류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중국 가공식품 수입액은 연간 1천400억 달러로 추산되며 한국산은
13억 달러로 채 1%도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는 향후 시장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한국식품에 대한 소비가 잠재수요의
30-40%정도 밖에 안돼 50-60%의 개발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고급 한국김치 수입을 위해 국내 업체를 물색
중이다. 그리고 여수에 소재한 식품가공업체와 거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중국 청도=박준수 기자 jspark@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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