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따며
화순 춘양 고인돌마을에
가을이 곱게 물들었네
산기슭 선산에
아버지가 심어놓은 감나무 여섯그루
주인을 잃은 채 하늘만 쳐다보다
헐거워진 나뭇가지에는 감똥 맺지못한
지난 계절의 빈 자락.
홍시감 따러 왔다가
단풍든 감잎 사이로
양떼구름, 뭉개구름 바라보다
문득 붉어지는 눈시울
외진 이곳에 감나무 심어놓고
그늘 아래 잠드신
아버지, 어머니
지금쯤 다정히 꿈길 걷고 계실까
옛 고향마을에 피던 감꽃이
마음에 뚝 뚝 떨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