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셜 네트워크를 보고
영화 쇼셜 네트워크는 5~6년전 페이스북 창시자의 창업 스토리를 줄거리로 한 영황이다.
나는 그 당시 이 영화를 무등시네마(좌석 3층 Q열 11번)에서 밤 9시에 혼자서 관람하였다.
도입부는 주인공 마크 주크버그(페이스북 창시자) 가 여자친구 애니카와 술집에서 심각하게 다투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마크 주크버그는 열정적이며 천재적 우월감을 가진 하버드대생이며, 애니카는 보스톤대학 재학생으로 자존심이 매우 강한 새침떼기 캐릭터를 갖고 있다.
여자친구와 싸우고 돌아온 마크 주크버그는 자신의 기숙사로 돌아오자마자 블로그에 자신의 흥분된 감정을 표출하는 한편, 더 나아가 대학DB를 해킹해 하버드 여학생들의 외모를 비교하는 알고리듬을 짜내 사이트에 올린다. 이는 순식간에 수많은 학생들에게 접속돼 대학사이트가 다운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이는 대학내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오고 마크 주크버그와 그의 친구 왈도가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심문을 받게 된다.
그러나 마크는 이때의 알고리듬을 기초로 쇼셜네크워크 더 페이스북을 만들어 인근 대학으로 전파시킨다. 대학사회에서 더 페이스북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만나서 술 한잔하자”와 같이 “페이스북 해줄래”가 인사말로 통용될 정도로 인기가 치솟는다. 그는 이때까지만 해도 순수하게 대학사회의 e-community로서 운영하길 희망한다.
그러나 무료음악 다운로드 사업으로 성공한 숀이라는 인터넷사업가와 만나면서 e-business 모델로 급속히 성장하게 된다.
탁월한 사업감각과 사업수완을 가진 숀은 페이스북의 엄청난 잠재력을 간파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반면 친구 왈도는 CFO로 임명돼 뉴욕을 무대로 광고주 섭외에 나서지만 별 성과없이 돌아온다. 그 사이 숀은 점차 규모가 커지는 회사의 재정확충을 위해 외부투자자로부터 차입을 시도하고 마침내 한 회사로부터 투자승락을 얻어낸다.
이에 앞서 왈도는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1만8천달러 자기앞수표 지급정지를 신청하고 이를 계기로 그는 CFO에서 쫓겨나는 운명에 엮이게 된다.
결국 외부투자자의 참여로 지분에 변동이 생기고 왈도는 CFO에서 물러나는 신세가 된다. 또 숀은 급속히 늘어나는 회원에 고무된 나머지 직원들과 나이트클럽에서 이색적인 파티를 벌이다 단속나온 경찰에 의해 여직원중 한명이 마약혐의가 적발돼 곤경에 처해지게 된다.
하지만 그 사이 페이스북은 시시각각 불어나는 회원의 위력에 힘입어 일약 막강한 성장잠재력을 가진 글로벌 쇼셜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동시에 창업자인 마크 주크버그는 세계 e-business업계에 최연소 억만장자로 등극한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통해서 우리는 많은 e-business의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순식간에 엄청난 e-business를 창출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쇼셜네트워크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또 한가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도 e-business모델로 적시에 정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숀은 무료음악다운로드로 유명해졌지만 타이밍을 놓쳐 구멍가게 정도에 머물렀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시사점은 사업세계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라는 점이다. 음모와 술수가 판을 치는 사업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빈틈이 보여서는 절대 안된다.
그리고 대학사회의 따뜻하면서도 창조적 가치를 옹호하는 하버드대학총장의 안목은 비록 에피소드로 삽입되긴 했지만 이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본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다소 짜증스럽기도 했다. 이미 여러 가지 과제가 제시된 상황이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극장에 가야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극장 근처에서 여유있게 저녁을 먹은 후 영화관람을 계획했으나 주말 토요일 오후시간이라 충장로 일대가 혼잡해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저녁도 굶은채 영화를 보았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고 중반부를 넘기면서 점차 영화의 매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소 밋밋하고 재미없는 소재를 대학사회 젊은지성들의 문화와 낭만, 그리고 치열한 학문탐구 모습이 쇼셜네트워크 탄생과정과 어울려 잘 하모니를 이뤘다.
여기에 덧붙이면 ‘구직(취업)보다는 창업이 더 값지다’는 대사가 오늘 우리시대의 대학사회의 위치를 잘 말해주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턴사원 채용때 술을 잘마시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도 어쩌면 대학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페이스북 창업과 성장과정을 1시간 50분에 아주 흥미롭게 함축적으로 전달했다는 느낌이 오래 남는다.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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