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봄볕 쏟아지던 날
유년시절 살던 과수원 탱자울타리에
하얗게 고개 내민 찔레꽃
어머니 옷에도 흐드러지게 피어
온통 그 향기 맡으며 자랐네
고향 떠나 도시로 나온 후
찔레꽃 대신 붉은 장미를 좋아했네
유월이면 화단에 가득 넘쳐나는 빨간색 물결
누군가에게 줄 양으로 꺾어서 화병에 꽂아두었네
어른이 되어서
벚꽃, 목련, 작약 철따라 피는 꽃은
아무 꽃이나 좋아서
모두 모두 마음에 담아두었네
어느 날
어머니, 아버지 북망산천에 묻고보니
찔레꽃 향기가 그리움일줄 몰랐네
뒤늦게 마음을 아프게 하는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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